화양연화(花樣年華) - [할인행사]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우아하고 아름다운 장만옥, 슬픈 눈빛의 양조위 둘이 정말 잘 어울린다 특히 장만옥의 차이나 드레스는 예술이다 한 30여 벌 입고 나왔을까?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바꿔 입고 나온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의상인데 날씬하고 우아한 장만옥이 입으니까 영화의 분위기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다 요즘 그녀의 옛날 영화 몇 편을 봤는데 십 수년 전 영화인데도 하나도 늙지 않은 것 같다 장만옥의 주인집 여자로 나온 여배우는 "아비정전" 에서 장국영 계모로 나왔던 여자다 내가 사람 기억을 잘 못하는데 그녀 입술 위의 독특한 점 때문에 기억한다 아비정전에서는 몰랐는데 화양연화에서 중국 전통 의상 입고 나오니까 진짜 배 많이 나왔더라 장만옥과 무지하게 비교됨


영화 자체는 크게 감동적이는 않았다 솔직히 무슨 얘기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답답한 면도 있었다 오히려 장만옥 의상 보는 재미에 빠져서 봤다 음악도 잘 어울렸다 왕가위 감독 영화라는 걸 금새 알 정도로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말보다는 분위기로 설명한다고 해야 할까? 요 근래 본 "아비정전" 이나 "열혈남아" "화양연화" 등 모두 왕가위 작품인지 금방 알 것 같다 홍콩 영화와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 솔직히 나는 지루하다


나중에 영화 해설을 읽으니까 전혀 다른 내용이긴 한데, 영화 보고 내가 이해한 바로는 장만옥이나 양조위 모두 소심하고 정적인 사람들이다 각자의 파트너들이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두 사람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영화상으로는 장만옥이나 양조위는 기질이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둘이 살면 딱 맞을 것 같은데, 한 번 결혼하면 쉽게 깰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무엇보다 두 사람 다 너무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적극적인 대쉬를 못하는 게 문제다 사랑이 이뤄지려면 때로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저돌적인 면이 있어야 하는데 둘 다 똑같이 조심스런 사람들끼리 만나다 보니 잠자리 한 번 같이 못 해 보고 인연을 떠나 보내고 말았다 사실 영화만 보면 정말 둘이 사랑하긴 한 걸까, 의심스럽다 약간의 호감은 있었지만 관습을 깨고 결혼할 정도의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60년대 홍콩 아파트 구조가 무척 특이하다 세를 내 준 방의 현관은 따로 있는데 부엌은 같이 쓴다 현관이 따로 있으면 안쪽 방은 독립적 공간일텐데 밖으로 나가 부엌을 같이 쓴다는 게 얼른 이해가 안 갔다 일본에서 전기 밥솥이 처음 나와 홍콩 사람들이 모여서 밥 지으며 신기해 하는 것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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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0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수를 사들고 집에 가서 먹는 것도 신기했어요.^^

marine 2004-12-06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온통을 가지고 가서 국수 받아 오는 거 저도 신기했어요 요즘도 그럴까요?

키노 2004-12-10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성으로 읽어야하는 영화^^ 지금도 징하네요 ㅎㅎㅎㅎ

marine 2004-12-10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말이 맞네요 논리적으로 끼워 맞추기 보다는 느낌으로 풀어야 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