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우리 화가 이인성
황성옥 지음 / 한길아트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퍽 독특한 화가다
이미 30대에 대가가 되버린 사람!!
열 여덟 살부터 쭉 국선에 입상하고 스물 여섯에 추천받는 작가가 된 천재!!
확실히 우리는 천재에 대한 전설이 적은 편이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서 그런가?
음악은 세계적인 인물이 많은데 미술 쪽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 같다
훌륭한 화가의 그림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

그의 그림은 강렬하고 색체 대비가 뚜렷한 것이 정말 고갱이 생각난다
제일 인상적인 것은 한국근대회화 10선에 꼽히는 "가을 어느 날" 이다
책의 표지에도 실렸다
파란 하늘과 붉은 여인의 육체가 뚜렷히 대비된다
주변 환경이 너무 붉은 감이 있긴 한데 (주제넘은 생각일 수 있지만 주변은 붉은 색 대신 다른 색으로 했으면 훨씬 뚜렷했을 것 같다) 하늘색이 정말 예술이다
더구나 그 아래 붉그스름한 여자의 나신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니까 훨씬 생동감 있다
보는 눈은 다 똑같은 건지,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역시 한국 회화 10선에도 꼽혔다
1위로 뽑힌 작품은 "경주의 산곡에서" 다
이 작품 역시 붉은 대지와 파란 하늘이 대조를 이룬다
그는 파란색과 빨간색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정말 타히티의 여인들 같다
혹시 그도 고갱의 화풍을 따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청초하게 서 있는 칸나 그림도 마음에 든다
그런데 확실히 수채화는 좀 약해 보인다
유화의 선명하고 진한 느낌이 더 좋다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여행을 하는 방법 중 하나로 드 보통은 직접 풍경을 그리라고 했는데, 요즘 그러고 싶은 충동이 불쑥 생긴다
잘 그리든 못 그리든 그냥 내가 자연에서 받는 느낌만 표현하면 되니까 부담없이 그리고 싶다
약간의 준비만 하면 어디서든 쉽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명화를 접하면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정화된 느낌이 든다
눈이 호사를 한다고 해야 하나?

루브르나 내셔널 갤러리에 갔을 때 열심히 걸작들을 모방하는 사람들을 봤다
한 무리의 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또 어떤 예비 화가들은 그 앞에서 그림을 그렸다
이거야 말로 진정한 현장 교육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그림들에 관심을 쏟으면 나도 얼마든지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이인성에 대해 알았으니 국립 현대 미술관에 가면 나는 직접 그의 그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확인한 셈이다
앞으로는 주변의 것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싶다
인문학적 교양과 예술은 인간의 존엄성을 한층 높여주는 것 같다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들이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생활의 풍요로움 대신 정신의 풍요로움을 늘 추구하면서 살았음 좋겠다
한 걸음 나아가 함께 정신적 풍요를 추구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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