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 증거로 본 공자시대 중국사회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501
로타 본 팔켄하우젠 지음, 심재훈 엮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일단 매우 어렵다.

제목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기대를 엄청 했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접했을 때 두께에 먼저 놀랬다.

500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일반인을 위한 개략적인 설명보다는 고고학 전공자를 위한 전문서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만큼 신뢰가 가긴 하지만 지루하고 어렵다...

얼마 전에 읽은 <왕릉의 고고학>과도 비슷한 느낌.

<왕릉의 고고학>은 문고판이라 분량이 작아 그나마 읽기가 쉬웠는데 이 책은 두께부터 만만치 않다.

역사서와 고고학적 발굴은 상호보완적이고 대동소이 하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접근 방법이나 결론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중국이나 한국 모두 최근까지는 기록문자에 의존해 역사를 재구성해 왔는데 고고학적 성과를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눈에 보이는 명확한 증거니 말이다.

 

간단히 주제를 요약하자면, 공자가 이상 사회라 정의했던 주나라의 예악 제도는 주공이 등장하는 서주 초기가 아니라 최소한 서주 후기 내지는 동주 시대로 넘어가는, 상당 부분은 당대적인 관점이었다는 것이다.

왕릉 발굴이 활성화 되면서 서주 시대의 예악 제도의 발전 과정이 드러나는데 문자 전승과는 다르게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체계가 잡히게 된다.

참 신기했던 게 클랜이니 민족집단이니 하는 원시 부족 같은 느낌의 단어들이 역사 시대라고 하는 주나라를 정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왕실은 희클랜이 세운 나라이고 분봉 과정에서 점차 분리가 됐다.

5대가 지나면 더 이상 조상 제사를 지내지 않아도 된다.

마치 서구의 기독교처럼 중국의 조상 숭배도 사회를 규정하는 하나의 제도면서 종교 같다.

위만 조선 얘기도 나오는데 연나라에서 망명한 중국 세력으로 보고 있다.

무덤에 엄청난 양의 청동 예기들을 묻으면서 사회 질서를 구현하려고 했던 그 발상이 놀랍다.

나는 다만 부장품은 내세를 기원하는 영혼 불멸 사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회의 신분 질서를 구현하는 핵심 원리였다는 게 참 놀랍다.

그러니 진시황의 거대한 지하 궁전도 충분히 가능했던 것 같다.

 

양서임은 분명하나 세부적인 사항이 너무 많아 제대로 이해를 못한 것 같기도 하고 한 때 고고학자가 되려고 했던 생각이 얼마나 순진했나 싶어 웃음이 났다.

고고학은 정말 어려운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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