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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정수일 지음 / 창비 / 2010년 8월
평점 :
55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라 긴장을 좀 했는데 막상 펼쳐 보니 기행문이고 신문에 연재했던 글이라 어렵지 않게 쑥쑥 잘 넘어갔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좋은 점은, 반납 기한이 있기 때문에 미루지 않고 강제로 독서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오늘이 마감이라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 직장에 와서도 틈틈히 정말 부지런히 읽었는데 드디어 완독했다.
사실 나는 기행문인지 전혀 모르고 저자의 전공이 동서양 교류이라서 초원길에 대한 교양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약간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전문적인 지식들이 종종 나오긴 하지만 기행문에 한계라고 할까, 알고 싶던 내용들은 살짝 훑고만 지나간 느낌이라 많이 미진했다.
본격적인 유라시아 초원 지대에 관한 책을 읽어 봐야겠다.
김종성씨 책이었던가?
흉노의 김일제가 신라의 조상이라고 주장했던 걸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흉노가 신라인의 뿌리인가 하는 점은 상당히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 주제이지만, 어쨌든 북방 초원 문화가 멀고 먼 한반도까지 건너와 흔적을 남긴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엊그제 보고 온 스키타이展 에서도 적석총이나 금관 등을 증거로 들어 신라와의 연관성을 피력한 바 있다.
스키타이의 귀금속 공예 기술이 소개되어 더욱 반가웠다.
중앙 아시아의 초원 지대는 언제나 머릿속에서 제대로 정립이 안 되고 혼란스러웠는데 이 쪽으로 책을 좀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훙산문화는 세계4대 문명보다도 더 오래된 문명으로 화하족의 황하문명과는 구별되는 동이족의 문화라고 하는데 이 동이가 바로 한국인의 뿌리라는 주장을 이덕일씨 책에서 봤다.
그런데 또 어떤 책에서는 동이가 특정 민족으로 지칭하는 게 아니라 동쪽 변방의 오랑캐라는 뜻으로 범칭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지나친 확대해석 하지 말라고도 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는데, 적석총이나 금관, 방패 모양의 암각화, 빗살무늬 토기 등의 유사성은 문화 전파의 일례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요즘에는 한족의 중화문명이 최고라는 중국의 자민족 중심주의는 점차 힘을 잃고 다양한 북방 초원 유목민의 문화들이 모여 위대한 중국문명을 건설했다는 쪽으로 기우는 느낌이다.
연해주나 시베리아 등지 답사는 낯설고 새로웠다.
러시아 하면 항상 유럽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시아와의 접합점도 많은 듯 하다.
연해주가 발해 땅이었다고 하니, 통일되면 고구려나 발해 역사도 좀 더 활기를 띄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