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요에의 美 - 일본미술의 혼
고바야시 다다시 지음, 이세경 옮김 / 이다미디어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좋은 책인데 벌써 절판돼서 아쉽다.
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도판도 화려하다.
언젠가 미술관에서 우키요에展을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대체 왜 비슷비슷한 그림 밖에 없는지, 특이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좀 식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 보니 우키요에라는 형식 자체가 가부키 배우, 미인도, 풍경화 등 특정 주제를 그리게끔 했던 것 같다.
일종의 양식화라고 해야 할까?
상업 미술인 만큼 오늘날 화가들처럼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개인적인 고뇌와 철학을 담는 경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이런 상업 미술이자 대중 미술이 어떻게 위대한 예술의 전통이 되었는지가 신기하다.
우리나라 민화와 비교를 하게 되는데, 민화가 아마추어적이고 말 그대로 전통적인 서민 문화였던 반면, 우키요에는 바다 건너 인상파 화가들이 열광했을 만큼 독특하고 수준높은, 그리고 매우 상업적이라 아주 전문적인 직업 화가들의 그림 같다.
결국 우키요에라는 다색판화 장르를 탄생시킨 에도 시대의 초닌 계층이야 말로 유럽의 근대화를 이끈 상공업자들과 비슷한 맥락의 사회 주도 세력이라 할 수 있고, 거기에 비해 조선 후기는 자본주의의 맹아가 보였네 어쩌네 해도 여전히 문화를 이끈 계층은 중인층이 아닌 전통적인 사대부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니 아무리 페리 제독이 일본이 아닌 조선을 먼저 개항시켰다 해도 메이지 유신 같은 급격한 근대화는 조선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미인도나 가부키 배우 그림 등은 양식화 느낌이 너무 강해 누가 누구 그림인지 개성을 찾기가 좀 힘들었고 제일 인상깊었던 그림은 바로 서구에 가장 많이 알려진 우타가와 히로시게이다.
그는 특히 에도에서 교토를 잇는 여행길 풍경을 많이 그렸는데 우키요에가 절정에 이르렀던 시절의 화가라 그런지 너무나 개성적이고 뛰어나다.
왜 모네나 고흐 등이 우키요에에 열광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평면적이기 때문에 더욱 강렬하게 와 닿는다.
일본의 명소 곳곳을 서정적인 풍경으로 묘사한 히로시게의 놀라운 재능에 감탄하는 바다.
그 외에 불타는 후지산으로 유명한 가츠시카 호쿠사이나 미인도로 유명한 기타가와 우타마로 등의 그림도 인상적이었고 우리나라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김홍도가 일본에 건너가서 가명으로 활동했다는 도슈사이 샤라쿠도 기억에 남는다.
일본 학자들 사이에서는 그저 말도 안 되는 가쉽으로 생각하는지 김홍도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다.
단 10개월 동안 활동하다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이런 전설이 생겼나 보다.

막연히 일본 문화는 이질적으로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조금씩 알아가는 맛이 새롭다.

우키요에에 관해 좀 더 읽어 볼 생각이고 폭을 넓혀 수묵화의 대가였던 셋슈 등에 대해서도 읽어 보고 싶다.

새로운 문화에 눈뜬다는 건 참 흥미진진하고 흥분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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