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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 - 표현력 + 스타일 + 자기세계 + 아이디어 + 몰입 ㅣ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약간은 유치한 느낌이 들어서 (일본에서 출판된 책들은 뭐랄까, 지나치게 세세하고 약간은 조잡한 느낌이 들어, 이것도 편견인가?) 읽을까 말까 한참 망설인 책인데 리뷰가 좋아서 선택했다.
일단 쉽게 술술 잘 읽히고 어떻게 명화를 봐야 할지, 어떤 점이 명화를 만드는지에 대해 나름의 논리를 제시한 대중적인 책이라 부담이 없다.
이 책에 소개된 다섯 가지 특징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표현력에 집중해서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왜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 대가들의 그림을 사랑하는가?
뛰어난 묘사력,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색채감 등 표현력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히 라파엘로나 티치아노, 루벤스, 베르메르 등 사실적 묘사와 화려한 색채감이 돋보이는 그림들에 열광하는 것 같다.
사랑해 마지 않는 뒤러도 마찬가지.
표현력의 대가로 이 책에도 소개된다.
그렇지만 저자가 최고의 표현력을 지닌 화가로 극찬한 얀 반 에이크의 극사실주의는 그다지 감동이 없다.
똑같이 정교하게 그린다고 해서 다 감동이 오는 건 아닌 모양이다.
뛰어난 데생 실력 못지 않게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색채와의 조합도 중요한 듯 하다.
인상파로 넘어 오면서 사진의 발명으로 더 이상 화가들은 사물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에 목매지 않게 된다.
그들은 대신 화가의 눈에 비친 빛에 주목한다.
마침 튜브 물감과 철도의 발명으로 사람들은 레저를 즐기기 위해 근교로 나가기 시작했고 화가들도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야외에서 작업할 수 있게 됐다.
인상파부터는 개성의 시대, 곧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스타일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일종의 양식, 기법 이런 의미도 될 것 같은데 사실 표현력 다음의 특징들은 정확한 구분은 좀 어려운 것 같다.
표현력, 스타일, 자기세계, 아이디어, 몰입 이렇게 다섯 가지로 구분했는데 대상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표현력 이외의 특징들은 화가의 창의성이나 개성 등과 관련된 특징들이라 정확히 구분하기가 좀 모호하다.
특히 현대 미술로 넘어 오면서 더이상 사물을 재현하는 표현력 같은 특징들은 중요하지 않게 되고 (어떤 의미로는 진부해지기까지 하고) 아이디어나 다르게 생각하는 힘이 가장 중요해진 것 같다.
그 사변적인 생각에 동의하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현대 미술을 보다 보면 이제 화가들은 더이상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세상을 보느냐가 중요한 철학가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저자나 큐레이터가 작품의 의도를 설명해 주지 않으면 대체 뭘 느끼란 말인가? 이런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일반인의 눈으로 보는 명화 감상법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저자의 다른 책,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도 읽어 볼 생각이다.
도판이 무척 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