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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 - 테이트 모던에서 빌바오 구겐하임까지 독특한 현대미술로 안내할 유럽 미술관 16곳을 찾아서
이은화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21세기 유럽 현대 미술관 기행> 의 개정판이라 읽을까 말까 많이 망설였던 책이다.
구판을 오래 전에 읽었었고 어쩐지 현대 미술은 나에게 어려운 느낌이라 (너무 사변적이고 말장난 같다고 해야 할까?) 흥미가 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술관이라는 이 매혹적인 주제가 나를 놓아주질 않았고 결국 첫 장을 넘기고 말았으니,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보통 개정판은 사진 몇 장 더 싣고 서문 정도 손보는 수준에서 그치기 마련인데 책이 나왔던 2005년 이후의 최신 동향까지 꼼꼼하게 잘 기술된, 덕분에 책 분량이 많이 늘어난 성실한 책이다.
현대 미술에 대한 저자의 열정이 느껴져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저자에게 있어서 미술이란 삶의 희열을 느끼게 하는 에너지원 같다.
이렇게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았으니 성공한 사람이라 하겠다.
너무 부럽고 그 열정에 감염되는 느낌이 든다.
18세기에는 로마와 파리 등을 도는 그랜드 투어가 유해이었다고 하는데 나도 책에 나온 것처럼 미술관 그랜드 투어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버킷 리스트 1번에 올려 놓고 싶다.
제일 좋은 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과 그림에 대해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 하면서 여행하는 것일텐데 신혼 여행 때 프라도 미술관과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등 스페인의 미술관을 섭렵하겠다는 내 야무진 각오는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소피아 미술관은 아예 들어가지도 못했고 그나마 프라도 미술관에 입장은 했으나 함께 간 신랑의 무감동 때문에 결국 반나절 보고 나온 게 전부였다.
고야 그림이 가득 채워진 방조차도 그 그림이 그 그림이네, 이런 맥빠진 소리만 듣고 서둘러 나오고 말았다.
바르셀로나에서도 피카소 미술관 등은 제쳐두고 어처구니 없게도 축구 경기장만 보고 왔다.
취향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국 나 혼자 내가 가보고 싶은 미술관을 관람하면서 여유있게 그러나 약간은 쓸쓸하게 즐겨야 할 모양이다.
죽기 전에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책은 매우 성실하게 또 지루하지 않게 현대 미술관에 대해 잘 소개해 놓았고 현대 미술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시원시원한 사진들이 참 마음에 든다.
아트 페어에 관한 책도 쓸 예정이라 하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