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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의 그림과 생애
야콥 부르크하르트 지음, 최승규 옮김 / 한명출판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읽었나 안 읽었나 가물가물 했는데 알라딘에 들어와 보니 내 리뷰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음, 제대로 안 읽었던 걸까?
왜 잘 기억이 안 나는건지...
재독은 처음 읽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있다.
아마 그 때도 루벤스에 관한 책이 많지 않은데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무척 재밌게 읽었을 것이다.
다시 봐도 여전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특히 비슷한 시대에 전혀 다른 생을 산 렘브란트와의 비교는 언제 읽어도 흥미롭다.
저자는 루벤스가 운명의 여신의 선택을 받은 행운아라고 표현했는데 확실히 천부적인 재능 외에도 타고난 성격이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첫 아내 이사벨라 브란트와 50대에 재혼한 17세의 어린 아내 헬레나 푸르망, 그리고 귀여운 자식들.
일생을 참 평화롭게 대외적으로도 외교관 역할을 하면서 행복하게 보낸 것 같아 보기 좋다.
말년에 파산한 렘브란트와 극적으로 비교된다.
그래서 렘브란트 그림을 보면 어둡고 명상적이고 가라앉은 느낌인데 루벤스 그림은 역동적이고 화려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카라밧지오처럼 극렬한 명암대비나 티치아노와 같은 화려한 색채감, 그리고 무엇보다 역동적인 구도가 내 마음을 흔든다.
자화상을 봐도 참 점잖고 우아한 신사 느낌이 든다.
외교관에서 물러난 후 말년에 구입한 스틴의 저택에서 그린 풍경화들은 루벤스의 또다른 매력을 더해준다.
역사화나 종교화만 그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풍경화에서 근대 영국 풍경화 같은 색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특히 정교한 손 묘사!
언젠가 읽은 한국 초상화에 관한 책에서 우리나라는 얼굴에 중점을 둬서 손 부분은 대략적으로 처리했다고 했는데 확실히 서양화는 손 묘사가 매우 정교하다.
드레스의 주름 같은 걸 봐도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라 이런 기교적인 면에서 더욱 감탄하게 된다.
동물화 등은 브뤼헬이 잘 그려 협업을 했다고 한다.
공방을 운영해서 요즘 말로 하면 대량 생산 체제였던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