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보고 신간 신청했던 책인데 근 1년 여 만에 드디어 읽게 됐다. 빌리면 꼭 무슨 일이 있어 못 읽고 반납한 게 벌써 세 번째. 벼르다가 읽은 책이라 일종의 의무감도 있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좀 나는 책. 나는 대장경의 내용에 대해, 더 넓게는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원했는데 저자는 대장경이 어떻게 편찬됐는지에 중점을 뒀다. 뒷부분에서 대장경을 마치 철학책처럼 비유와 은유 등의 수사법을 동원해 설명한 내용은 불교에 문외한이라 그런지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막연하게 불교는 기독교의 유일신 사상과는 다른, 철학적인 사고 체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새로운 발견이라면 속장경을 간행했던 대각국사 의천이다. 국사책에서 문종의 넷째 아들로 출가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 분이 거란 때문에 국교가 단절된 상태였던 송나라로 건너가 현장처럼 불경을 구해와 속장경을 간행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삼장법사라는 의미가 경장, 율장, 논장을 다 통달한 대사라는 뜻인데 저자는 의천을 두고 각 교파의 해석을 더한 교장과 문장까지 모으려 했으니 오장법사라 칭해야 한다고 했다. 엄청나게 큰 작업이라 다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나마 몽고 침입 때 불타버렸다고 한다. 의천은 불교사적 측면에서 새롭게 조명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