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의 사생활
김혁 외 지음 / 경북대학교출판부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새는 독서 열의가 한풀 꺽였는지 영 진도가 안 나간다.
신간 신청한 책인데 대충 훑어 보기만 했다.
주제가 너무 흥미로워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교양서라기 보다는 학술서에 가까워 좀 지루하다.
대신 근거는 명확해서 좋다.
대충 상황에 끼워 맞추는 논리 전개가 아닌 점은 신뢰할 만 하다.
황윤석이라는 인물이 군수에 제수되어 부임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본 것은 인상적이었다.
예치주의 국가라더니, 정말 조선은 놀랄 만큼 철저하고 완벽한 관료주의 사회였던 것 같다.
그 세밀한 의례들에 정말 놀랬다.
이런 복잡다단한 절차들을 몸에 익혀야 하니 선비들은 글만 읽지 생업에 종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당시 왕이었던 정조가 직접 일개 지방 군수까지 친히 접견을 해서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는 걸 보면 중앙 정부의 지방에 대한 통제력은 참으로 놀랍다.
가엾은 관기들의 운명도 안타깝다.
춘향이처럼 암행어사와 맺어지는 경우는 소설일 뿐이고 관기는 관청 소유물이기 때문에 수령은 임기가 끝나면 함부로 데리고 갈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피임법도 모르던 시절이니 잠자리 시중을 든 관기들이 임신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 불쌍한 아이들은 다시 관기나 노비가 되어 어머니의 신분을 세습하고 관청의 재산은 늘어가고, 뭐 이런 구조였던 것 같다.
자기 자식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것은 오늘날과 같은 1부 1처제 사회에서나 가능한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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