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김영한.임희정 지음 / 넥서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결과는 아주 실망스럽다

혹 이 책을 읽고 스타벅스의 감성 마케팅에 대해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하워드 슐츠 회장이 직접 쓴 스타벅스 성공기를 읽기 바란다

어느 대학 교수를 겸하고 있다던데, 교수라는 직함이 주는 기대감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던 진짜 이유는 스타벅스에 대한 나의 신실한 애정 때문이다

나는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데 커피숖에서 마시는 커피는 참 맛이 없다

그래서 그나마 고소한 맛이라도 있는 원두커피를 마신다

그런데 스타벅스가 등장하면서 놀랄 만큼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특히 스타벅스 커피는 향이 깊고 맛이 진한데 일반적인 커피 함유량의 두 배를 넣는다고 한다

(이것 때문에 스타벅스는 과대한 카페인을 공급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재료를 아끼지 않아서인지, 스타벅스 커피는 늘 만족스럽다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건 단순히 커피맛 때문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문화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즉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문화를 소비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고객들은 스타벅스의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스타벅스가 주는 이미지까지 즐기는 것이다

이건 단지 내 생각에 불과했는데, 주간지에서 미국 특파원이 쓴 글을 읽고 남들도 나처럼 생각한다는 걸 알았다

미국에서 스타벅스란 하나의 문화 공간이라고 한다

미국은 커피가 워낙 일상화 되서 우리처럼 특별히 커피만 파는 커피숖이 없었는데 스타벅스가 생긴 후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거나 일을 하는 공간이 생긴 셈이다

특히 무선랜 서비스가 되면서 노트북을 들고 기사를 쓰거나 레포트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 미국의 스타벅스는 대화의 장소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업무를 보는 곳으로 변했다고 한다

미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꾼 것이 바로 스타벅스가 성공한 진짜 이유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

아마도 저자는 한국에 있는 스타벅스만 조사한 모양이다

그럼 차라리 한국 스타벅스의 감성 마케팅이라고 할 것이지...

나는 스타벅스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이해해, 스타벅스가 젊은이들에게 주는 의미라든지, 라이프 스타일을 어떻게 바꿨는지 등에 대해 서술하길 바랬다

그런데 책에서는 여성 고객을 공략하라, 계절별 메뉴를 개발하라, 한가한 시간에도 손님을 유치해라 등의 너무 뻔하고 당연한 얘기 뿐이다

말하자면 굳이 스타벅스가 아니더라도 기업 마케팅에 대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충고 뿐이다

저자는 스타벅스에 대해 쓴 게 아니라, 스타벅스를 예로 들었을 뿐이다

 

돈 주고 안 산 게 참 다행인 책이다

다만 북디자인은 무척 잘 한 것 같다

서점에서 보고 읽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숖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가 주는 진짜 의미에 대해, 혹은 나처럼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애정에 대해 쓴 책을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