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에서 했던 전시인 모양이다. 역시 도록은 참 좋다. 베트남 마지막 황실인 응우옌조와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쌓게 됐다. 베트남은 아무 관심이 없는 나라였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했던 베트남전에 전시된 도자기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도자기는 중국과 한국만 있는 줄 알았는데 동아시아와는 다른 미감의 도자기들이 매혹적으로 느껴졌고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라는 걸 알게 됐다. 한 무제가 고조선에 한 4군을 만들었던 것처럼, 베트남 북부에 침입해 무려 천 년 동안이나 직접 지배를 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역시 굳이 한 4군의 존재를 부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한나라를 몰아 내고 한반도의 주권을 되찾은 것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할 듯. 한 가지 인상깊었던 부분은, 베트남은 대외적으로는 중국 황제의 책봉을 받으면서도 대내적으로는 황제를 지칭했다는 사실이다. 요즘 사극을 보면 왕이 아닌 황제로 칭하던데, 베트남이야 말로 공식적으로 황제를 지칭한 자주적인 역사를 지닌다. 중화사상을 내면적으로 체득한 조선에 비하면 주체성 면에서는 굉장히 앞선 나라였던 셈. 다만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는 캄보디아나 라오스 등에 패권 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조공을 요구했다고 하니 힘있는 나라가 평화를 추구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 같다. 19세기에 프랑스 지배를 받았으나 황실은 1945년까지 유지됐고 호치민에게 국새를 내어 주면서 퇴위했다고 한다. 오랜 전통을 가진 나라에 대해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