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자극적이라서 약간은 걱정을 했는데 읽어 보니 매우 성실한 저작이었다. 좋은 책을 읽게 되서 기쁘다. 일본 천황이 자신의 조상 중에 백제인의 피가 흐른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 한동안 이슈였던 것 같은데 우리 쪽에서 좋은 내용만 편집해 주장한 거면 어쩌나 걱정했다. 확실히 저자도 백제나 신라 사람들이 다수 일본으로 건너 갔고 일부는 왕실과의 혼인을 통해 천황가에 편입됐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분명한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백제가 망한 후 일본에서 군사를 보내 백촌강 전투를 치룬 일은 우리 역사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 생각해 보면 당시 동아시아는 상당 부분 서로 연결된 국제전 양상을 띄었던 것 같다. 김춘추가 당나라에 군사 원정을 부탁했을 뿐 아니라 일본까지 갔던 건 처음 알았다. 이런 사람이 왕이 됐으니 어쩌면 신라의 삼국 통일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보통 백제인들과 천황가만 연결해서 생각하는데 신라계도 많이 건너갔고 특히 백촌강 전투에서 패한 후 신라와의 연합전선을 폈다는 사실이 인상깊다. 일본으로서는 당나라가 백제를 무너뜨린 후 바다를 건너 일본까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했을 것이다. 그 유명한 일본의 소가씨가 백제 계열이라니, 흥미롭다. 얼마 전 끝난 드라마, <근초고왕> 에서 등장하는 목라근자가 이 책에도 나오는데 당시 백제의 영향력 아래 있었던 임나, 즉 가야에서 활약했고, 그 아들 목만치는 백제와 일본의 연합 전선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