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과 코코넛 - 부와 성공을 좌우하는 '운'의 비밀
로빈 호가스 외 지음, 김정수 옮김 / 비즈니스맵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시작은 좋았는데 결론은 약간 맥빠진다.
인생에 있어서 운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운7기3> 이라는 속담으로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저자들의 주장대로 통제감의 착각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삶이 좋은 쪽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저자들은 마틴 셀레그만으로 대표되는 긍정심리학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보인다.
어쩌면 결론이 없는 주제인지도 모르겠다.
딱 한 가지 실제적인 조언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훈련을 반복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훈련이 무작정 열심히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실력 향상을 목표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전문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포인트다.
이를테면 타이거 우즈나 유명 테니스 선수들처럼 과학적으로 짜여진 훈련 스케쥴을 소화해 내고 경기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 더 나은 기술 향상에 응용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평범한 직장인들은 피드백을 받는 훈련을 하기가 참 어렵다.
저자는 매번 경기를 치루는 테니스 선수와, 응급실의 전문의를 예로 든다.
테니스 선수는 경기를 통해서 자신의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기술을 써야 효과적인지를 경험한다.
그런데 응급실의 전문의는 응급 환자가 오면 필요한 과로 보내고 나서 follow up 을 할 수가 없다.
그냥 응급 처치만 하고 그 환자의 예후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비교가 어찌나 와 닿던지! 

타이거 우즈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은 재능에 덧붙여 끊임없는 훈련을 한다.
저자들은 기본 재능에 강력한 동기가 결합할 때 최고의 효과를 낸다고 했다.
결국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 같다.
실제로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큰 흥미를 못 느끼고 별다른 재능도 없는 것 같은데,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나 최고가 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는 있다고 저자들은 격려한다.
음, 오늘부터 나도 내 고객들을 F/U 해 볼까?
저자들이 경고한대로 훈련은 참으로 지겹고 즉각적인 보상도 없을 뿐더러 인내심을 가지고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지리한 과정이다.
자신을 계속 업 시킬 수 있도록 내면에 자극을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자들은 의료와 투자, 경영으로 나누어 통제력의 착각을 설명하는데, 다른 건 내 분야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고 의료 부분에 있어서는 모호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저자들은 의학 역시 진화화는 과학이라 오늘의 진리가 내일은 거부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검사를 너무 신뢰하지 말고 자신의 느낌을 중시하라고 하는데 검사나 병원, 의사를 완벽한 신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는 충분히 공감한다.
가끔 환자들을 보면 왜 검사했는데 틀렸느냐, 왜 그걸 모르느냐, 왜 안 낫느냐 하면서 마치 의사가 큰 오류라도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이런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가가 아니고 자신의 몸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의 상식선에서 의사의 치료 방법을 수용하는 게 저자들이 주장하는 그 "단순한 기준" 에 더 합당한 게 아닐까 싶다.
근거 중심 의학이라는 패러다임은 충분히 일리있는 말이고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평범한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아무리 근거를 많이 모은다 해도 의사만큼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 모르겠다.
저자들은 평균수익률을 쫓아가는 인덱스 펀드를 추천하고 펀드매니저의 전문성에 속지 말라고 하니, 증권맨들은 또 뭔가 할 말이 있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쉽게 얻지 못하는 것은 삶이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혼돈 속에서 돌아가는 것이니 당연히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낀다.
따지고 보면 아프리카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고, 또는 대한민국의 60년대에 태어나지 않고 오늘날 풍요로운 21세기의 한국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살아가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결국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적응하는 사람이 제일 행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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