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읽는 성서
베르너 켈러 지음, 장병조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재밌게 읽은 책.
700 페이지라는 두께에 놀라 긴장을 좀 했는데 의외로 쉽게 술술 읽었다.
성경과 고고학적 발굴 사실을 잘 엮어서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편안하게 읽힌다.
어려운 학문적 성과 나열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독자들의 눈높이를 잘 맞춘 책이랄까?
1950년대라는 출판 시점이 참 오래되긴 했지만 시의적으로 크게 뒤쳐지지는 않는 것 같다.
80년대 초반에 다시 한 번 개정판을 냈는데 원저자 대신 다른 사람이 교정을 했다.
토리노의 수의에 대해 실제 고통받는 남자의 얼굴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던데 이미 그 수의에 대해서는 13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판명이 났다.
아쉽지만 말이다.
결국 고고학이나 과학이 더 발전하면 할수록 모호한 것들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고, 리처드 도킨스의 예언처럼 종교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지 몰라도 점점 더 힘은 약해질 것 같다.
사실 나는 출애굽 자체가 전설이라는 쪽을 믿는 최소주의자라 어디 한 번 증거를 들이대 보시지, 이런 자세로 책을 읽었는데 저자의 결론대로 성서 자체가 완전 허구나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성서는 어쨌든 경전의로서의 의미를 넘어서 유대인의 역사를 기록한 일종의 역사서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 완전 날조, 말도 안 되는 소리, 이렇게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다만 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수 천년의 역사 속에서 자신들이 믿는 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 왔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예수가 과연 실재했는지, 예수가 메시아로 숭배받았는지 등에 관한 역사적 진실마저 의심된다는 것에는 좀 놀랬다.
역사서에는 유명인물로 기록되지 않았을테니 당연히 인물에 관한 기록을 찾기 힘들 것인데, 타키투스의 연대기에 따르면 이미 1세기 무렵무터 박해받는 기독교 공동체가 있었다는 건 확실하다.
오히려 저자가 이런 당연해 보이는 기록들에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베들레헴의 별이라는 토성과 목성의 합 현상은 과학적 진실로 받아들였다는 점이 더 놀랍다.
헤로데 왕 치하에서 학정에 시달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천문 현상이 일어나자 거기에 기대어 메시아가 올 것이라는 전반적 분위기가 확산됐다, 뭐 이런 얘기다.
나는 동방 박사들이 별빛을 보고 아기 예수를 만나러 왔다는 것 자체가 신화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런 천문 현상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에다가 예수 탄생을 첨가시킨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고대의 역사를 밝힌다는 건 참 놀랍고 신비로운 일임은 분명하다.
노아의 방주로 불리우는 터키의 아라랏 산에 관한 얘기는, 고고학적 관점에서 보면 떠도는 전설에 불과하다는 걸 분명히 알았다.
세계적인 논란에 휩싸였는데 왜 학계에서는 조사를 안 하나, 여기에 대해 저자는, 조사대를 꾸려 산에 가서 발굴을 하는 것은 엄청난 돈이 필요한 것인데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일에 대해 누가 투자를 하겠냐고 반문한다.
소문이 무성하다고 해서 무조건 발굴에 착수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어야 뛰어든다는 것이다. 

현재 나는, 기독교인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역사서로서의 성서에 대해서는 늘 관심을 갖고 있고, 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기도를 하는, 꼭 그게 기독교의 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절대자에게 의지하고픈 종교성이 강한 인간이고 보면 성서에 대한 내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reewwzd 2014-04-0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역사로읽는성서책을구합니다 01048406862연락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