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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세계사 2 - 세계 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 ㅣ 르몽드 세계사 2
이주영.최서연 옮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 / 휴머니스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막 나왔을 때 신간 신청해서 읽고 재독하고 있는 책.
음, 처음에는 뭐가 뭔 얘긴지 헷갈리고 별 재미도 없었는데 1권 보다 2권이 더 익숙하고 일독보다 이독을 하니 더욱 흥미롭다.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지역선행연구가 필수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지도와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세계 정세와 관계 변화 파악에 도움이 된다.
아쉬운 점은 두 페이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관심을 촉구하는 선에서 만족하는 소개글에 그친다는 점.
그래도 최근에 출간된 책이라 리비아나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 얘기까지는 실리지 않았지만 비교적 따끈따끈한 정세가 담겨 있다.
식량 주권과 세계화에 대해 생각해 봤다.
공산품과 서비스업을 팔기 위해 관세 철폐를 주장하는 미국이나 EU 등은 개도국을 달래기 위해 농산물 수입을 양보했지만 여러가지 형태로 암암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자국 영농을 보호하고 있다.
차관을 갚기 위해 개도국에서는 수출 작물 재배에 급급한 나머지 정작 주식으로 먹어야 할 식량은 선진국에서 수입해 오는 실정이다.
2008년의 식량 파동은 금융 위기에 따른 인재라는 말이 머리에 콕 박힌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서 투기 자본들은 식량 등과 같은 원자재에 투자하고 갑작스런 수요 증가로 값이 폭등하면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한 것이다.
금융 소득에 대한 규제야 말로 다같이 잘살기 위한 진보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토빈세를 물리는 것처럼 말이다.
환경을 보호한다는 이른바 바이오 연료라는 것 때문에 수만톤에 달하는 곡식이 빠져 나가 기아에 한 몫을 했다는 것도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예전에 공정무역 커피라는 것이 허상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잘 이해가 안 갔는데 이 책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와 같은 수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농민들은 점점 더 상품 작물 재배에 힘쓰기 때문에 곡식의 재배 면적은 점점 줄어든다.
책에서는 식량 주권을 확보하라고 강력하게 말하는데, 한국이 대표적인 식량 수입국으로 나와 황당했다.
쌀은 남아 돌아 버리는 판국인데, 밀이나 옥수수 같은 농작물을 수입하나?
예전에는 이해가 안 가던 것들도 자꾸 반복해서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계화로 기업간의 무한 경쟁과 생산지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전세계 임금 노동자들끼리 경쟁을 해야 한다.
값싼 개도국 임금 노동자들이 선진국 노동자들의 경쟁 상대인 셈.
원가를 절감하는 첫번째 길이 바로 임금 삭감과 인력 감축이니,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란 바로 해고를 자유롭게 하자는 고용 불안정성과 같은 얘기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면 구매력이 떨어지고 내수 시장은 악화된다.
정부는 돈을 풀어 수요를 진작시키고 채권 같은 걸 대량 발행하여 적자에 허덕인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 같은 경우도 신용 등급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막 풀면서 뻥 하고 터진 것이다.
그렇다면 임금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과 임금을 보장해 주는 것이 소비 진작과 내수 경제 유지에 핵심일텐데 과연 어떻게 이것을 보장할 것인가?
얼마 전에 읽은 <한국의 가난>에서도 노동자들의 임금 보전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언급했다.
임금 보전이 어렵다면 대신 주거비나 의료비 등과 같은 필수적인 부분의 지출을 보조하여 작은 임금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 줘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실감한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내전 중이고 지역마다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한국만 휴전선을 놓고 대치 중인 줄 알았는데 전 세계가 들끓고 선진국이나 중국, 인도 같은 패권주의 국가들이 뒤를 봐주면서 내전은 더욱 치열해 간다.
정규군은 당해내기 힘드니까 손쉬운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방법으로 세력을 넓히는 이른바 민병대 때문에 21세기 전쟁의 희생자 중 90%가 민간인이라고 하니, 오늘날 전세계적인 난민의 증가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3천만명에 달한다는 쿠르드족은 과연 독립 국가를 얻을 수 있을까?
코소보 같은 작은 나라도 독립하는 마당에 티벳이나 신장 같은 중국의 소수민족들은 독립을 달성할 수 있을까?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전체 중국 면적의 1/6 에 달하고, 시짱 자치구는 40%의 영토라고 하니 중국이 그들을 절대 내어줄 리 없을 것 같다.
걱정했던 핵전쟁 같은 대규모 살상보다는 크고 작은 지역간 분쟁이 더욱 활발해져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 평화는 오지 않으려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