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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음식 문화사
왕런샹 지음, 주영하 옮김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작년에 신간 출시됐을 때 도서관에 신청했다가 못 읽은 책이다.
두께가 상당해서 약간의 중압감을 느꼈는데 의외로 술술 읽혔다.
중국 음식의 기원과 발전 상황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역사적 기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음식 문화사였다면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한자도 잘 모를 뿐더러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인지 감이 안 잡혀 술술 읽었다.
그래도 꽤 흥미로웠다.
음식이야 말로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가 아닐까?
공자가 한 말, <음식남녀>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식욕과 성욕을 뜻한다.
지금이야 기아의 공포에서 해방되어 실감을 못하겠지만 20세기까지만 해도 보릿고개가 있었을 정도로 굶주림에 대한 공포감이 심했을 것이다.
그러니 먹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하고 본질적이었겠는가.
인류의 발달사는 농경과 토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잉여 작물을 보관하기 위해 토기가 만들어지고 계층이 분화되면서 이 그릇들은 청동기로 만들어져 의기화 된다.
음식에 대한 가장 빠른 기록인 주례를 위주로 소개하는데 왜 중국인들이 고대 서주 시대를 이상향으로 삼았는지 실감이 날 만큼 주나라의 예기 문화는 참으로 철저했다.
신분에 맞춰 부장품을 묻었기 때문에 무덤만 봐도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3첩, 5첩, 7첩 반상등도 모두 주나라에서 시작된 음식 예절 문화였다고 하니 가히 그 영향력을 알 만 하다.
제일 인상깊었던 말은, 사람의 위는 한계가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음식은 모두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다.
가끔 한정식 집에 가면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져 다 못 먹고 나올 때가 있는데 돈 아깝고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보니 맛으로만 즐기는게 아니라 눈으로 같이 먹는다는 의미였나 보다.
부유한 사람은 눈까지 호사를 해야 하니 많은 양의 음식이 필요했고, 가난한 사람은 능력이 없으니 배가 찰 정도 밖에 못 먹는 것이다.
그래서 예는 서인에게까지 미치지 않는다고 했나 보다.
예를 지키려면 돈이 많이 들고 여력이 없는 사람은 체면을 차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음식에 관한 어떤 책에서는 눈으로 먹지 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