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덕일의 여인열전 - 보급판, 반양장본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사실 이덕일씨가 역사를 보는 관점은 동의하기 힘들고 거부감을 많이 느끼는 바라, 이 분이 쓴 책은 잘 읽지 않는데 여인열전은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500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료를 세밀히 분석해 덜 알려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어떤 면에서는 지나치게 여성들 입장에서 기술했기 때문에 공정한 평가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책의 특성상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정난정이나 문정왕후를, 신분 제도를 뛰어넘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든가, 천추태후를 고려의 자주성을 지킨 사람으로 본다는 점 등이다.
아무리 양보를 한다 해도 문정왕후나 천추태후 등을 역사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적인 권력 추구에 몰두한 인물들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부정적으로 기술된 사람은 혜경궁 홍씨다.
혜경궁이나 워낙에 이덕일씨가 친정을 위해 남편 잡아 먹은 여자로 매도했던 터라 좋은 쪽으로 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덜 알려진 인물, 이를테면 상록수의 주인공인 최용신에 대한 이야기 등은 새롭게 안 사실이라 무척 유익했다.
일제 시대 농촌에 들어가 계몽 운동을 펼쳤던 신여성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장중첩증으로 수술받다가 죽었다고 하는데, 이 병은 어린 애들에게 흔한 병이라 어른에게 발병하면 요즘 세상이라 해도 쉽게 낫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