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그림 수집가들 -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니 모으게 되더라
손영옥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비교적 재밌게 읽었다.
신문 기자들이 쓴 책은 여기저기 발표한 기사들을 모아 엮은 게 많아, 나중에 한 권의 책으로 보면 시의성이 떨어진다거나 글의 전문성이 결여된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이 책은 그런데로 읽을 만 하다.
무엇보다 과도한 감상 찌꺼기가 없어서 읽기 편하다.
요즘 유행하는 미술품 수집 열풍에 힘입어 가까운 조선 시대로 범위를 넓힌 점이 참신하다. 

책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아쉬운 오탈자나 잘못 알려진 사실을 기록한 게 몇 개 있어 먼저 언급한다.
1) 예종은 29세에 사망한 게 아니라 19세에 사망했다
2) 계유정난은 문종 4년이 아니라 단종 1년에 일어난 사건이다.
3) 헌종의 원비는 효헌왕후가 아니라 효현왕후다.
4) 헌종의 계비는 보통 효정왕후라 부르지, 명헌왕후라 하지 않는다.
   명헌은 후에 대비가 되서 받은 존호다.
5) 가장 큰 문제인데, 연산군이 큰어머니인 월산대군 부인을 강간하여 자결케 했다거나 인수대비를 구타하여 죽게 만들었다는 것은 명백히 야사에 불과하다.
<조선국왕이야기> 2권에 보면 월산대군 부인은 연산군 보다 20여 세나 많은 연상이고 계모였던 정현왕후를 대신하여 일종의 유모처럼 연산군을 어려서부터 맡아 키운 것으로 되어 있다.
<금삼의 피>와 같은 소설에 삽입되어 널리 유포된 야사에 불과함이 요즘에는 인터넷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왜 간단한 사실 확인도 없이 책에 삽입했는지 모르겠다.
더 성실한 집필 태도가 요하는 부부인다. 

제일 먼저 등장하는 컬렉터는 안평대군이다.
본인이 조맹부의 송설체를 본받아 조선 최고의 서예가이도 했던 이 왕자는, 당대 최고의 컬렉터였다.
서른 여섯이라는 너무 젊은 나이에 형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지만, 다행히 신숙주가 보한재집이라는 자신의 문집에서 안평대군의 수장 목록을 기록해 자취를 남긴다.
안견의 작품 뿐 아니라 중국의 유명한 그림 등을 147점이나 소장하고 있었다는데 대체 그 귀한 그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전반적인 생각은, 조선 시대 서화 감상의 한계가 바로 완물상지인 것 같다.
물건에 집착하면 뜻을 잃는다는 이 말은 조선의 그림 수집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끝나고 만,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다.
예술 지상주의가 발전하기에는 성리학적 틀이 너무 견고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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