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유혹 - 이태원의 고대문명 탐사
이태원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비교적 재밌게 읽은 여행기.
남의 여행기를 읽는다는 건 솔직히 어려운 일이다.
일단 내가 그 곳에 가 보지 않아서 실제 어떤 느낌인지 공감하기가 어렵고, 여행 작가들이 의외로 문장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그럴듯한 사진 몇 장 실어 놓고 잡다한 감상 찌거기를 배설한 글을 읽다 보면 괜히 화가 나기도 한다.
오히려 사진 한 장 없어도 이문열이 쓴 바이칼 호수 여행기를 훨씬 감동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소설가와 보통 사람의 차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이 책은 전문 여행가도 아닌 직장인이 퇴직 후 다녀 온 이집트에 대해 꽤 성실하게 글을 썼다.
사진도 볼 만 하고 무엇보다 이집트 역사에 대한 알찬 정보를 담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가 보지 않은 곳이라 사실 구체적인 설명은 자세히 읽지 못하고 대충 넘겼지만 이집트의 문화 유산에 대한 어느 정도의 느낌은 갖게 됐다. 

생각해 보면 이집트야 말로 진정한 반 만년의 역사를 가진 곳이 아닐까 싶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5천년 전의 왕조 계보도까지 정확하게 갖고 있는 나라가 흔할까?
우리나라 같은 경우 막연히 단군 왕검이 기원전 2333년에 나라를 세워 1500년 간 다스리다 산으로 들어가 신선이 됐다는 식의 신화에 불과한 반면, 이집트는 그 먼 초기왕조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연대 계산을 할 수 있고 왕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으니 진정한 역사의 시작이 이루어진 곳이라 하겠다.
이집트 문화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아무리 감탄을 하고 찬사를 늘어 놓아도 인류 문명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런 이집트가 고대 왕국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그리스 로마의 지배를 받았고, 다시 이슬람의 지배를 거쳐 오스만 투르크의 속국으로 20세기를 맞기까지 역사가 안타깝다.
현재는 아랍인과의 혼혈이 대부분이고 아랍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고대 이집트 문화와는 꽤 단절이 있는 셈이다.
그래서 샹폴리옹이 해독하기 전에는 누구도 상형문자에 대해 알지 못하고 그 위대한 역사도 묻혀 버렸던 모양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수천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중앙집권체제를 통해 단일한 문명을 유지해 온 중국이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다음 여행은 무조건 이집트로 가야겠다.
이번 터키 갈 때도 시간만 되면 이집트까지 둘러 보고 싶었는데 일주일 이상 휴가를 내지 못해 포기했다.
직접 가서 눈으로 피라미드와 신전과 상형문자들을 봐야 그 문명의 위대함이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탈자가 꽤 된다.
기파랑이라고 출판사 이름을 지은 것에 대해서는 꽤 거창하게 설명하면서 교정은 무성의한 것 같다.
새 판이 나올  때는 꼼꼼하게 교정을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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