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네트렙코 : 피가로의 결혼 (2disc) - 한글자막 포함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외 / 유니버설뮤직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오페라 대학 페스티벌에서 <피가로의 결혼> 을 보고 DVD로 다시 보게 됐다.
조선 시대 쯤으로 배경을 바꿔 나서 약간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을 영상물로 다시 보니 감이 좀 잡힌다.
배우들의 성량이 무대에서는 꽤나 답답했는데 역시 좋은 영상물로 보니 시원시원하게 잘 터져 나온다.
<피가로의 결혼> 이라면 <러브 오브 시베리아> 라든가 <쇼생크 탈출> 에서 먼저 접했던 오페라다.
주인공 안드레이가 무대에서 <피가로의 결혼> 을 열연하다가 칼을 들고 직접 연인에게 치근덕대는 고급 관리에게 돌진하던 장면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때문에 시베리아로 유형길을 떠날 때 인파 속에 묻혀 찾을 수가 없자 친구들이 오페라의 아리아를 합창하고 그 소리를 듣고 비록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역시 힘찬 노래로 답하던 장면이 생생히 떠오른다.
좋은 노래들이 참 많은 오페라다. 

직접 보기 전에는 막연히 신분 사회가 무너지고 피지배 계급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권리를 주장하는 뭐 그런 혁명적인 내용이다, 이 정도로 의의를 알고 있었는데 막상 작품을 보고 나니 남자들의 질투 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심리극 같다.
또 권력을 가진 사람이 하나의 사랑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른 상대를 찾아 치근덕대고 그것이 당연하게 용인된다는 점에서 신분사회가 아닌 지금에도 권력자들의 속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전편 격인 <세빌리아의 이발사> 를 통해 어렵게 사랑을 쟁취한 알마비바 백작이 다시 하인의 약혼녀인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고 덤빈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2막에서 버림받은 백작 부인 로지나의 안타까운 마음이 노래로 잘 표현된다.
내가 갖지는 못해도 널 줄 수는 없다는 알마비바 백작의 욕심에 화가 나기도 했다.
권력을 갖게 되면 뭐든지 해도 된다는 생각이 먼저 자리를 잡는 것인가? 

로지나와 수잔나가 소프라노인 반면 피가로와 알마비바가 베이스라 네 사람의 4중창이 무척이나 조화롭고 아름답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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