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책 참 어렵습니다100페이지도 안 되는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입문서에 지나지 않는데도 워낙 푸코라는 철학자의 내면이 깊어서인지 쉽게 읽히지가 않습니다자 들고 밑줄 그으면서 두 번 정독했더랍니다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책값도 겨우 3300원에 불과합니다3300원,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놀라운 가격에 이 정도의 지적 교양과 흥미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죠서점 가서 마땅히 고를만한 책이 없거들랑 (혹은 저처럼 사고 싶은 책은 많은데 주머니 사정이 딸리거들랑) 과감하게 살림 총서 시리즈 중 하나를 집어 드십시오모든 책값은 3300원이고, 이렇게 어려운 일부 책을 제외하고는 서점 옆 커피숖에 앉아 한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분량입니다그렇지만 그 깊이는 가격이나 시간에 비해 대단히 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근대인은 흔히 생각하듯 이성적인 사고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규율에 의해 길들여졌다는 게 푸코의 주장입니다심지어 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한 오늘날, 권력은 담론을 활발하게 펼치도록 유도한 후, 바람직한 방향마저 미리 제시함으로써 개인의 가장 은밀한 부분인 '성'마저도 권력의 통제 아래 둔다고 했습니다전 이 부분 읽으면서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국가가 성을 억압한다면 도대체 왜 매춘은 고대로부터 늘 존재해 온 것인가에 대한 제 오랜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국가, 즉 권력은 개인의 성을 마치 사회의 문제인 양 표면으로 끌러 올려 끊임없이 토론하게 만든 후 그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가하고 있었던 거죠성을 까발리는 것만이 성해방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몰지각한 이론을 시원하게 반격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그 외에도 우리가 어떻게 미시 권력에 의해 세심하게 길들여져 왔는지의 과정이 정말 치밀하고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꼭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