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 - 전시회 관람에서 현대미술 감상까지
크리스티안 제렌트 & 슈테엔 T. 키틀 지음, 심희섭 옮김 / 열대림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한 마디로 별로...
서점 신간 코너에서 보고 산뜻한 디자인에 <미술>도 아닌 <미술관>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으나 내용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너무 가볍고 비판적이라 나같은 미술 초보자에게는 오히려 부담스럽게만 읽힌다.
현대 미술이 자본에 의해 좌우되고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작품의 예술성이나 질보다는 파격성, 개념 파괴, 혐오감 부추기기 등으로 나가고 있음은 모두가 인지하는 문제점이긴 하지만, 이제 겨우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초보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문제 같다.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감상할 수 있을지, 작품은 어떻게 보는 것인지, 나만의 작품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정석다운 안내서를 원했던 나로서는 비판 가득한 책이 영 반갑지가 않다.
물론 저자가 제기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했고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예술이란 대체 무엇인가?
전시회장에 걸리면 바로 예술이다는 저자들의 자조적인 대답이 오늘날 예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말해 주는 것 같다.
낸시 랭을 과연 예술가가 할 수 있을까의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잔 남자들의 이름을 빼곡히 도배한 침대를 버젓히 작품이라고 전시한 트레이시 에민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말 예술이야 말로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진정한 대중적 상품이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디 워홀의 전시장에 가서 감동을 받고 팝 아트에 관심이 생기고 현대 미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걸 보면 단순히 비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시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덩달아 나도 감동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들의 문제제기처럼 왜 제프 쿤스와 데미안 허스트는 인정받고 다른 작가들은 억만장자가 되지 못하는 걸까?
그들이 다른 동시대 작가들은 넘을 수 없는 뛰어난 예술성을 가지고 있어서?
물론 단지 그것만은 아니겠으나 어쨌든 인정받고 못 받고의 차이는 단순히 시장의 선택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당 부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100% 예술적 재능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51%의 재능과 49%의 엔터테니너 기질만 있으면 된다는 데미안 허스트의 말이 솔직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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