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백만년만에 본 영화.
정말 오랜만에 극장 가서 봤다.
토요일 오후 대학로에서 예매도 안 하고 자리 있으면 보려고 했던 안이한 자세 때문에 전석 매진에 깜짝 놀라 두 타임이나 뒤로 미뤄 본 영화.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특히 임산부 보면 안 된다는 식의 위협성 멘트들) 기대치에는 못 미쳤지만 그런대로 재밌게 봤다.
조금만 지루해도 금방 맥을 놓치고 자버리기 일쑤인데 어쨌든 안 자고 끝까지 봤으니까 기본은 한 셈이다.
강우석 영화답지 않게 비교적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간 것 같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는 유준상이 특히 반가웠고 내가 좋아하는 박해일과 정재영이 주인공으로 나와 더 맘에 들었다.
허준호는 연기를 곧잘 하는 것 같으면서도 유선생이라는 신비로운 캐릭터를 표현하기에는 어쩐지 힘이 좀 딸리는 느낌이 들었다.
최악의 캐스팅은 역시 유선.
누가 해도 비슷했겠지만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정말로 극을 이끌어 가는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참 드문 것 같다.
초반의 폭력적인 장면, 특히 형사로 분한 정재영이 범인들 때리는 장면이 상당히 노골적이고 잔인해 움찔거리긴 했지만 무서운 건 딱 거기까지고 전반적으로 스릴이 넘치는 영화는 아니었다.
스릴 보다는 오히려 너무 폭력적이라고 해야 하나?
최고의 반전은 역시 가장 잔인하고 악독한 사람으로 나오는 천용덕이 사실은 좀 타락하기는 했으나 결정적으로 사람을 죽이진 않았다는 것이 아닐까?
좀 다른 길로 새는 것 같지만, 대체 죄란 무엇이고 구원이란 무엇인지, 신앙과 하나님은 또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회의했다.
기독교의 가장 타락하고 교조적인 모습을 바로 유선생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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