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의 봄여름가을겨울 - K옥션 CEO 김순응의 미술투자 어드바이스
김순응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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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신간 코너에서 보고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은 책이다.
여러 칼럼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책이라 한 챕터의 길이가 짧고 분석적인 글 보다는 시의성 있는 글들이 많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경영 전문인이 은행을 다니다가 미술 경패 회사의 대표로 변신한 다소 특이한 약력을 가지고 있다.
역시 경매 회사 대표라 그런지 전반적인 내용이 미술 시장, 그 중에서도 얼마에 사고 팔리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에서 접하게 된 뜨고 있는 한국 작가들, 최소영이나 김동유 등을 책에서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그 다큐에서는 중국 젊은 작가들의 엄청난 성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 중국 현대 미술계의 성장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예술은 국경이 없다는 말도 투자 시장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한 국가의 경제력이 상승하면 작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남의 나라 취향의 작품보다는 기왕이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국민적 자부심도 높힐 수 있는 자국의 작품들을 구입하고자 하는 심리 때문에 잘 나가는 국가 출신의 작가들이 대접받게 된다.
미술이 자본을부터 자유로웠던 적은 없었으나 지금은 노예가 되버렸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것 같다.
평론가들의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작품을 구입하는 큰손들의 취향과 경향이고 일단 작품값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모든 평론가와 대중들이 찬양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게 현실이라고 하니 약간은 씁쓸하다.
그러나 미술 시장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스타 작품들이 자주 나오고 화제에 오르락내리락 해야 파이가 커질 게 아닌가.
어떤 의미로든 투자로서의 미술 시장은 작가들의 작품 세계 못지 않게 핵심적인 구성 요소임이 분명하다. 

고대나 근대 미술 작품들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대부분 유명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기 때문에 경매 시장에서 거의 볼 수가 없다.
또 현대인의 취향도 인상주의 이후의 현대 미술에 더 부합하기 때문에 동시대 미술 작품의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고 한다.
경매에서는 일단 흥정을 붙여야 시장이 돌아가는 법이니 1945년 이후에 출생한 젊은 작가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중국의 정치 상황을 해학적으로 혹은 반어법적인 웃음으로 표현한 중국 젊은층의 작품이나, 만화의 캐릭터 같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과연 몇 백억원 할 가치가 있는지는 아직은 심정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으나 확실히 과거와는 다른 독립적인 움직임임은 분명하다.
찰스 사치가 말한 것처럼 사람들에게 시각적 강렬함을 줄 수 있는 충격적인 작품이라면 그게 혐오감이 됐든 놀라움이 됐든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영국의 yBa 작품들은 너무 센세이셔널해 impressive 하긴 하다.
상어를 포르말린에 말린 데미안 허스트나 자신의 혈액으로 두상을 만든 마크 퀸, 엉망진창의 자기 방을 옮겨다 놓은 트레이시 에민 등을 단순히 미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그러나 어쨌든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시도이지 않은가.
정말 현대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슈가 되는 것, 대중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것, 강렬한 자극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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