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 [할인행사]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정말 오랜만에 본 DVD 
봐야지, 하면서 벼르고만 있다가 드디어 봤다.
첫 시작이 어쩐지 지루하고 클라쎄처럼 느껴져 예전에도 보려다 말았었는데 코메디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었다.
로베르토 베니니, 매우 독특하고 개성있는 감독이자 배우인 것 같다.
이탈리아 영화는 그 유명한 젤소미나의 "길" 이후 처음인데 확실히 헐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느낌이다.
이래서 다양성이 중요한 건가 싶다.
귀도의 아름다운 연인 도라는 실제 베니니 감독의 아내였다.
우아하고 단아한 이탈리아 고전적인 미인 같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유대인 남편과 아들이 수용소로 가는 기차에 강제로 태워진 걸 알고 역으로 달려가 독일군에게 도라가 자기도 태워달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귀도는 수용소까지 따라온 도라를 구하기 위해 여자수용소로 잠입했다가 발각되어 죽고 말았으니 도라가 집에서 기다린 것만 못하게 됐지만, 남편과 아들을 따라 기꺼이 수용소까지 함께 가고자 한 이 여인의 신실하고 깊은 사랑에 감동했다.
자기 힘으로는 남편과 아들을 이 끔찍한 현실에서 구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 고난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 결연하고 담대한 도라의 태도에 마음 한켠이 서늘해졌다.
진실한 사랑이란 바로 저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나 역시 곧 결혼을 하고 지금 남자친구를 평생의 반려자로 받아들이고자 하지만,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과연 그녀처럼 삶의 가장 밑바닥에 떨어진 남편을 기꺼이 따라 나설만큼 사랑하는지 다시 한 번 반문해 봤다. 

도라는 기차에 올라탔지만 남자 여자가 갈라져 수용소에서도 남편과 아들을 만나지 못한다.
수용소 내에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아내를 위해 귀도는 장교 클럽의 축음기를 마이크에 대고 그들이 처음 만났던 오페라 극장에서 들었던 아리아를 들려준다.
마치 <쇼생크 탈출>에서 팀 로빈스를 보는 것 같았다.
귀도가 한 줄기 희망을 걸었던 독일인 군의관은 어처구니 없게도 수수께끼 때문에 그를 찾은 것이었다.
한 사람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원의 빛을 애타게 찾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단지 궁금한 수수께끼를 해결하기 위해 귀도에게 접근했다니 인생의 아이러니를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DVD의 장점인 셔플에서 다시 한 번 이 영화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우리에게 단지 홀로코스트의 끔찍함을 전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귀도는, 인생은 의지와 약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약간의 상상력,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의지!
인간의 존엄성이 짖밟히는 수용소에서조차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간다는 이런 주제의 영화를 보면, 인간이야 말로 매우 정신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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