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9
다니엘라 타라브라 지음, 윤인복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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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시리즈는 예전에 한 번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너무 지루하고 도식적이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었는데 요즘 새삼 각 미술관의 대표 소장품들이 궁금해져 다시 시도했고 반 고흐 미술관을 제외한 나머지 9권은 다 읽었다.
그런데 결론은 여전히 impressive 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사성이 없이 단지 작품들만 소개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형식상의 문제이기 보다는, 글 자체가 재미가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매력적인 시도에 비하면 내용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번 암스테르담 미술관 편은 특히 지루했다.
도서관에서 읽는데 몇 번을 졸다가 겨우 읽기는 했다.
그림 자체는 매혹적으로, 얀 반 에이크로부터 내려오는 15세기의 유화 전통에서 시작해 17세기 번영의 시대 때 세밀한 정물화나 풍경화를 그리는 솜씨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앤트워프에서 활동한 루벤스의 그림과는 또 다른 느낌이고 오히려 렘브란트 풍의 명상적이면서도 강렬한 명암대비가 돋보이는 그림들이 많다.
렘브란트의 그림은 다른 어떤 그림 보다도 확연하게 돋보인다.
카라바조처럼 빛과 어둠의 대비를 절묘하게 이용하면서도 카라바조의 그림이 갖는 강렬한 사실성과 어찌 보면 좀 잔혹한 느낌 같은 것은 배제한, 지극히 사색적이고 고요한 마치 사제 같은 느낌이랄까?
그 유명한 <야간순찰대>는 말할 것도 없고 직물 평의회의 집단 초상화 등도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밝고 화려하며 인생이 즐거운 루벤스와는 정말 대조적이다. 

실내화의 대가인 베르메르나 호흐의 그림도 어쩌면 저렇게 따뜻한 색을 쓸 수 있는지 감탄스러웠다.
특히 호흐는 낮은 지평선을 통해 대기의 청명함과 파아란 분위기를 잡아낸 놀라운 솜씨를 보여준다.
표지 사진이 된 <우유를 따르는 여인>도 좋지만, <골목길> 의 색감도 너무나 아름답다.
네덜란드 출신 화가들 작품이 많아서인지 잘 모르는 이름들이 많이 나와 새로운 느낌은 있었다.
그들 역시 놀라운 솜씨를 보여 주는데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걸 보면 대가들이 갖는 명성과 불후성은 참으로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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