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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 우파는 부도덕하고 좌파는 무능하다??
조지프 히스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저자의 전작인 <혁명을 팝니다>를 인상깊게 읽었고, 주제가 워낙 흥미진진해 기대를 많이 했던 책이다.
워낙 경제학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아주 쉽지는 않았지만 그런데로 재밌게 읽었다.
우파의 세금 논리야 뭐, 옛날부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책의 논리에도 거의 대부분 동조했다.
오히려 흥미로웠던 부분은 좌파에 대한 공격이었다.
어쩐지 진보를 외치는 사람은, 또 현 정권에 대한 반대자들은 방법이야 어찌 됐든 옳은 소리만 하는 것 같아 공격하면 마치 나의 도덕성이 의심받는 기분이 들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시장경제의 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빈부격차도 어느 정도까지는 받아들이다 보면 당위성을 외치는 좌파의 주장이 얼마나 허술한 게 많은지 금방 알 수 있다.
저자는 시장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석유 공급이 부족해지면 당연히 석유값은 오를 수 밖에 없고, 값을 올려야 불필요한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딸리는데 시민들을 생각해 가격을 인상하지 말라는 주장은 전혀 현실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한다.
전기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싸기 때문에 낭비한다.
적정 수준까지 현실화 시켜야 불필요한 낭비를 막을 수 있고 정부 보조금으로 가격을 묶어 놔봤자 실제로 빈민층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복지 정책은 어떻게?
저자는 가격 대신 소득의 분배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쓰라고 주문한다.
조세 정책 등을 통해서 말이다.
세금이 무려 50%에 달하는 북유럽 국가들이 모델로 등장한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지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복지 정책은 매우 성공적인 사례들이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스웨덴 구청을 방문해 실제적인 복지정책 실태 보고한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는데 정말 깜짝 놀랠 정도로 소외계층에 대한 투자가 엄청났다.
실업급여는 물론이고 주택보장, 의료보장, 교육보장, 심지어 간병인까지 직업이 없거나 중증 장애인도 돌봐 주는 사람 없이 혼자 살 수 있도록 국가에서 완벽하게 지원해 주고 있었다.
그 정도까지 경제적 혜택을 주려면 효율적인 생산은 물론, 조세정책이 세심하게 계획되어져야 한다.
50%나 세금을 걷고 있는데도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최고이니 세금 감소만이 경쟁력 획득이라는 우파들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한 세계무역은 경제 시간에 배울 때부터 사실 좀 어렵긴 했었다.
저자는 아마도 관세없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 같은데 나 역시 큰 틀로는 긍정적이다.
특히 공정무역 커피 어쩌고 하는 얘기는 옛날부터 의구심이 많이 들었었다.
3세계 농민들을 위해 커피를 비싸게 사 준다, 커피 수입이 늘어난다, 농민들은 커피를 더욱 많이 심는다, 수요 초과가 된다, 남는 커피를 버리는데 더 많은 돈이 든다, 커피 심느라 다른 작물은 심질 못해 더욱 굶주린게 된다!
진보주의자들이 전혀 원하지 않는,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시나리오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을 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그럼 우물 파기나 식량 지원에 힘써야 하나?
어려운 문제들이다.
무역을 하는 것은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는 교환권을 얻는 것과 같기 때문에 (여기서는 달러 같은 국제 화폐가 될 것이다) 어떤 형태의 무역이든 반드시 필요하다.
재밌는 비유를 든다.
농산물을 수출하면 이게 일본으로 가서 도요타 자동차로 바뀌어 미국으로 돌아온다.
그러므로 결국 미국 농민과 일본 농민의 경쟁이 아니라, 미국 내 농민과 자동차공과의 일자리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결국 자국내 일자리와 소득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고 다시 한 번 조세 정책이 핵심 사안으로 떠오른다.
뒷부분은 다 못 읽고 반납해서 다시 재독할 생각이다.
간만에 신선한 사회학 서적을 읽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