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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
에바 디 스테파노 지음, 김현주 옮김 / 예담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독특한 책이다.
비슷한 시리즈로 고흐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외는 잘 모르겠다.
작년에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렸던 클림트展에 다녀온 후 좀 더 알고 싶은 욕구에 블로그를 뒤적거리다가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이다.
마치 원서 같은 표지가 인상적이다.
분량은 100 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양이고 그나마 도판이 대부분이라 설명은 많지 않다.
오히려 그 점 때문에 그림을 더 많이 즐길 수 있고 작가의 개인적인 에피소드 보다는 그림에 집중하는 힘이 있다.
나는 두 시간 정도 걸려서 읽었다.
북디자인이나 구성이 무척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리즈로 계속 다른 예술가편이 나왔으면 같이 읽었을텐데 품절이라니 아쉽다.
어떤 주제에 대해 몇 권의 책을 읽다 보면 대부분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복습하는 효과가 생긴다.
클림트에 대해 서너 권 읽다 보니 세기말 오스트리아에서 클림트가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지 어느 정도 감이 온다.
장식미술의 대가, 놀라운 드로잉 솜씨, 몽환적이고 애로틱한 주제, 기발한 색채 감각.
빈 분리파의 기수이고 종합예술을 추구했으며 미술공예 운동을 했다.
교육을 중요시 하여 빈공방을 열었는데 나중에 독일의 바우하우스에서 이 개념이 꽃을 핀다.
일상 생활의 예술을 추구하는 유미주의자.
건축 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 하나까지도 품격과 아름다움을 신경쓰는 토털 아트의 선구자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점에서는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이 든다.
앤디 워홀이나 마티스를 보면 작가 어록이 꽤 많던데 클림트는 의외로 말로 표현한 게 거의 없다.
나를 알고 싶으면 내 그림을 보라는 말이 진정한 예술가처럼 들린다.
나는 초상화와 풍경화를 열심히 그리는 사람일 뿐이라는 소박한 자기규명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술공예 운동 등에 매우 관심이 많아 사회적인 활동도 활발했고 빈 미술계를 이끄는 거장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분리파 전시회도 활발하게 개최됐다.
지난 번 전시회 때 봤던 바로 그 베토벤 프리즈가 베토벤을 기리기 위한 14회 전시회 때 출품된 작품이다.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놀랄만한 손기술을 가진 작가다.
20세기로 넘어 오면서 1차 대전이 터지고 전 세계가 암울해진다.
이제 정서가 바뀌어 장식주의 화려한 선율 대신 에곤 실레나 코코슈카의 표현주의가 각광받기 시작한다.
코코슈카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작가라 잘 모르겠고 실레의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각져 있고 어쩐지 불안정해 보인다.
어둡고 침울한 느낌, 물 흘러가듯 부드러운 드로잉 대신 일부러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딱딱한 선이 오히려 이들이 추구한 미학이라가고 한다.
피카소는 사실주의, 자연주의로부터 내려오는 안정감을 포기하지 않았고 반대로 이들은 20세기 시대 정서에 맞게 일부러 불안정서성을 추구한다.
클림트가 시대의 변화에 얼마나 고민했을지 짐작이 간다.
표현주의 스타일로 그린 초상화를 보면 여전히 놀랄 만큼 뛰어난 인체 드로잉과 색채 감각은 여전하지만 배경까지 화려하게 장식한 전작들에 비해 일단 물감 칠하는 것부터가 가볍고 어두운 느낌이 확연히 드러난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갔을 때 벨베데레 미술관을 못 간 게 너무 아쉽다.
그 때만 해도 클림트의 그 유명한 키스나 유딧 그림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아마 우연한 기회로 들렸다면 그 때부터 좋아하는 화가 목록에 올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