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텍 - 고대 문명의 역사와 보물 세계 10대 문명 5
다비데 도메니치 지음, 김원옥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잉카전>을 보고 나서 아메리카 문화에 대해 관심이 생겨 빌리게 됐다.
이 시리즈는 중국과 이집트 편을 읽었는데 도판 위주라 텍스트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아스텍 편은 얼마 전 박물관에서 봤던 안데스 고대 문명의 유물들에 대한 인상이 강렬해서인지 비슷한 느낌의 아스텍 유물들 도판 역시 굉장히 멋지고 인상깊었다.
잉카전에서 봤던 유물들과 느낌이 아주 유사하다.
아메리카가 어떻게 보면 유럽이나 아시아와도 같은 하나의 거대한 대륙인데 이렇게 유사한 문화와 전설, 관습을 공유했다는 게 무척 신기하다.
문양이나 토기 모양 등이 굉장히 비슷해 보인다.
무엇보다 인신공희의 관습을 공유했다는 게 가장 놀랍다.
큐레이터와의 대화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심청전이나 에밀레 종의 전설처럼 고대에는 인신공희가 있었을 거란 말을 듣긴 했는데 과연 이런 관습이 유럽인들이 쳐들어 올 때까지 광범위하게 행해졌던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하다.
멜 깁슨의 영화 <아포칼립토>에서 전쟁에서 잡은 포로를 신전 꼭대기에서 심장을 도려내 제물로 바치는 장면을 봤을 때만 해도 일부러 자극적인 설정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전적으로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는 걸 알게 됐다.
<잉카전>에서도 심장을 도려 내는 투미라는 도끼 비슷한 칼이 있었고, 이 책에서도 흑요석으로 살아 있는 사람의 심장을 제단 위에서 꺼내는 장면을 묘사한 아스텍의 벽화가 실렸다.
따지고 보면 당시 유럽에서 만행하던 화형도 비슷하게 끔찍하긴 하지만, 처벌의 목적이 아니라 종교적 관습으로 산 사람의 심장을 바치는 일이 일상적으로 행해졌다는 게 놀랍다.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지만 아스텍이라고 알려진 이 민족의 본이름은 멕시카족이라고 한다.
아스틀란에 거주한다는 뜻의 아즈텍은, 이미 이주를 시작해 오랜 기간의 방랑 끝에 멕시코 계곡에 정착 후 자신들의 이름을 멕시카라 부르기로 했으니 정확한 용어가 아닌 셈이다.
오늘날 멕시코라는 국명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한다.
막역히 고대 아스텍 문명은 금속이 도입되기 전의 석기 시대 문명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구대륙의 발전 단계에 맞추기는 너무 도식적인 설명이 아닐까 싶다.
돌을 이용한 놀라운 건축물들을 보면서 구대륙과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간 신대륙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그들이 사용한 언어도 그렇고 벽화나 장식 패턴들을 보면 구대륙과는 전혀 다른 굉장히 독창적이고 개성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아프리카의 부족 문화 양식과 비슷한 느낌도 들고, 어찌 보면 금속 시대에 접어들기 이전의 보편적인 양식인가 싶기도 하다.
하여튼 굉장히 개성적이고 독특한 아메리카 고대 문화에 많은 관심과 애정이 생긴다.
<잉카전>에서도 느낀 바지만 역시 메스티소가 주를 이루는 나라들이라 그런지 페루나 멕시코 모두 유럽인 침입 이전의 고대 문화를 자국의 정체성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신대륙, 미지의 땅 발견, 이런 식의 용어는 쓰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말이 너무 어려워 쉽게 입에 익지가 않아 눈에 얼른 들어오지가 않지만 자꾸 접하다 보면 인지가 될 거라 생각하고 다른 관련 책을 읽어 봐야겠다.
가 보고 싶은 곳이 또 생겼다.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에 많은 관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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