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고인이 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영상물.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이게 제일 유명한 아이다 공연물이라고 한다.
이번에 메가박스에서 아이다를 관람한 후 다시 보려고 빌렸다.
극장에서 보는데 전날 당직 서느라 너무 피곤해서 1,2 막는 많이 졸았고 3막 때 아이다가 사랑과 조국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분에서 감정이 폭발해 굉장히 많이 울었다.
이번 영상물에서도 3막이 나는 제일 슬프고 클라이막스처럼 보였다.
귀에 익은 개선행진곡과 <이기고 돌아오라> <청아한 아이다> 가 나오는 1,2 막도 좋지만 3막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다에게 너무 많이 공감했다.
나는 아직도 오페라를 볼 때 음악의 좋고 나쁨 보다는 일단 스토리와 배역에 공감이 가야 집중을 한다.
여전히 오페라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고 할까?
왜 오페라가 처음에는 비극에서 시작했는지 알 것 같다.
나이가 드니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죽음이 굉장히 실감나게 다가와 예전에는 에이, 또 죽네 이랬는데 요즘에는 죽음에 이르는 그 고통과 슬픔의 시간들에 너무나 많이 공감하고 있다.
지난 번 토스카를 볼 때도 죽음으로 끝나는 두 연인의 운명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는데 이번 오페라 역시 조국과 연인 사이에서 또 명예와 사랑 사이에서 고통받는 두 주인공의 운명이 안타까워 가슴이 뭉클했다.
국가의 중요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시대에 살아서 그런지, 조국, 민족, 애국심 이런 거 운운하는 아이다의 아버지에게 잘 공감이 안 갔다.
딸의 사랑을 이용해 조국을 재건해 보려는 아디아의 아버지에게 분노했다.
갑자기 낙랑 공주가 생각났다.
아이다는 자명고를 찢지 못하고 라다메스를 파멸로 이끌고 만다.
그러나 그녀는 진실한 사랑이 이용당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결국 라다메스가 갇힌 석관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다.
진짜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사랑을 배반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 것이다.
라다메스 역시 명예와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고 암네리스의 손길을 뿌리치고 죽음의 길을 걸어간다.
현대적으로 해석을 한다면 암네리스의 질투심과 고통에 초점을 맞춰도 인상적이지 않을까 싶다.
냉정하게 암네리스를 거부하는 라다메스가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자신을 끝까지 거부하고 죽음의 길로 가는 라다메스를 구하지 못하고 질투와 집착적인 사랑을 원망하는 암네리스가 나는 너무나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이 오페라는 단순히 사랑 얘기가 아니라 조국과 사랑, 민족과 개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다.
베르디의 심오한 철학이 느껴진다. 

아이다로 나온 마리아 키아라라는 소프라노의 카리스마가 굉장해서 불쌍한 노예처럼 보이지 않는다.
의상도 암네리스 못지 않게 화려하고.
메가박스에서 봤던 아이다는 뚱뚱한 암네리스 가수에게 완전히 밀리는 느낌이었는데.
비주얼은 이번 공연물이 훨씬 낫다.
사실 메가박스의 배역들은 처음 보는 오페라인데 다들 너무 뚱뚱해 몰입에 방해가 됐다,
역시 영상의 시대인가.
무대 셋트도 무척 화려하고 고향인 이탈리아에서 선 무대라 그런지 관객들의 환호성도 대단하다.
이미 고인이 된 저 유명한 파바로티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삶과 죽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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