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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최후 - 역사의 태양이 솟는다. 내일을 열어라!
김윤희.이욱.홍준화 지음 / 다른세상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평소 고종에 대한 내 생각을 역사적으로 증명해 준 책.
조선 망국의 가장 큰 책임은 을사오적 보다도 당연히 군주 국가의 최고 통치권자였던 고종이 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고종은 아버지와 마누라 사이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고뇌하는 가엾은 왕, 심지어 일본에게 왕위 뺏기고 독살당했다는 음모론까지 생겨 동정심을 사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실상 따지고 보면 고종이야 말로 왕조국가가 근대국가로 변모해야 할 이 중요한 타이밍에 전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인물이었다.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지만 이완용 등도 매우 총애하는 대신이었고 패망 이후에도 절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편안한 시기에는 몰라도 근대화의 바람이 무섭게 불던 구한말의 지도자 노릇을 하기에는 너무 그릇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쇄국 정책으로 일관하기는 하였어도 적어도 리더로써는 더 지도력을 발휘하고 뚝심이 있지 않았나 평가하고 싶다.
고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때문인지 명성황후에 대해서도 민비라고 칭하고 있다.
망해가는 나라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 황제 국가였다니, 좀 아이러니 하다.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역시 모든 일은 명실상부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근대화 산업 때문에 돈이 부족한데 황제 국가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묘를 새로 단장하고 각종 의례를 재정비 하느라 엄청난 돈이 소요되어 재정은 더욱 각박해졌다고 한다.
고종은 왕은 곧 국가라 생각하는 전근대적 전제 군주였기 때문에 국가 재정은 곧 왕실 개인 용도로 사용되었고 김옥균 암살을 비롯해 망명자들 처리와 후에 민비가 살해된 후 개인 경호를 위해 엄청난 비자금이 소용됐다고 한다.
정말 고종이야 말로 좀 더 엄정한 비판의 날로 평가되어야 할 인물이 아닐까 싶다.
왜 대한제국이 식민지로 끝을 맺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내부의 취약점을 짚어 본 책이다.
기획이 신선하고 보다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