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유교건축 한국 미의 재발견 12
이상해 지음 / 솔출판사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건축에 대한 책은 워낙 공간 개념이 없어서 그다지 관심이 없는데 단 하나, 우리 궁궐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사실 궁궐 역시 내 관심 영역 밖이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창덕궁 관람을 해설사와 함께 한 뒤부터 우리 궁궐, 더 나아가 전통문화라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다.
그 뒤로 궁궐에 대한 여러 책을 보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궁궐에 대한 지식이 생기고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혀 관련 서적을 읽을 때 속도가 꽤 빨라졌다.
처음 궁궐에 대한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명칭부터가 생소해 꽤 고생을 했지만 이제 각 전각의 이름이 갖는 유래나 한자까지 읽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궁궐의 각 전각 이름과 거기에 걸린 대련 등의 한자를 익히는 책도 나왔던데 이 책으로 본격적인 한자 공부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궁궐에 관한 책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사진이 무척이나 생생하고 아름답다.
일반인이 카메라 들고 가서 찍는 사진과는 비교가 안 되게 궁궐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항공사진 같은 높은 전경의 사진이 많아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또 영역을 확장하여 항교와 서원까지 담아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방 건축 문화까지 조명하고 있어서 보는 재미가 배가됐다.
언젠가 안동 하회 마을에 갔을 때 유성룡 고택을 둘러 보고 인근의 도산서원까지 구경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굉장히 유적지인데도 너무 대충 둘러 보고 온 것 같아 아쉽다.
그러고 보면 전국 각지에 문화재와 유적지가 산재해 있어 답사가기 참 좋다.
빨리 통일이 되서 고구려나 고려의 옛 수도 개경의 유적지도 가 보고 싶다.
주5일제로 인해 여가 생활의 기회가 넓어지면서 더불어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사도 급등한 것 같아 기분이 훈훈하다. 

종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유교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서양 중세의 기독교처럼 일종의 종교였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
제물을 바치고 조상에게 기원하는 일종의 조상신 숭배가 아니었을까 싶다.
공자는 귀신의 일은 모른다고 하여 유교 하면 현세적인 정치 철학 내지는 이념 정도로 알고 있지만 여러 제사 의식 등을 통해 느낀 바로는 그 숭배 정도는 약하지만 오랫동안 동아시아에서 전승되어 온 넓은 의미의 종교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 불교를 더욱 배척했을 것 같다.
단지 불교가 사치스럽고 국가의 기강을 해이하게 한다는 이유에서라기 보다는, 시대가 바뀌면서 지배 종교가 바뀌었기 때문에 중세 시대에 다른 종교를 탄압했듯 불교를 억눌렀던 게 아닐까?
전국 각지에 산재한 서원에 모셔진 유학 성현들의 위패를 보면 조상신 숭배가 사대부들에게 얼마나 강력한 종교적 심성을 갖게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서원들을 일거에 철폐했으니 과연 대원군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고, 대단한 야망과 포부를 지녔던 정치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이 많고 설명도 어렵지 않게 핵심을 잘 짚어 적당한 분량으로 갈무리 되어 있어 읽기 편했다.
부록으로 실린 연표나 용어 설명 등도 큰 도움이 됐다.
한국의 美 시리즈는 일반인이 읽기 쉽게 잘 편집된 양질의 도서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전권을 다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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