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간만에 본 정말 재밌는 영화.
초반에는 좀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경기 출전하는 장면부터는 정말 재밌었다.
우와, 하면서 감탄하고 봤다.
스키점프대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너무 잘 찍어 영화 보면서도 와~~ 이렇게 함성을 질렀다.
2시간 넘는 영화라 지루할까 봐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마지막에 엄마와 차헌태가 공항에서 만나는 장면은 솔직히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슈퍼마켓에서 차헌태가 물건을 집어 던지는 주인집 딸에게 영어 공부 똑바로 하라고 소리칠 때가 더 찡했다.
사실 영화 보기 전에는 하정우가 굉장히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스크린에서 보니까 멋지긴 한데 연기를 아주 썩 잘한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약간 어눌한 느낌이랄까?
설경구나 송강호 등의 연기를 볼 때 와, 진짜 잘 한다 이런 느낌은 없었다.
아직 신인이라서 그런가?
오히려 토크쇼 등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얘기하는 그 스타일이 매력적이다.
김지석은 꽤 잘 생겼는데 너무 마른 것 같아 안타까웠고 영화에서 비중이 크지 않아 아쉬웠다.
눈보라가 몰아칠 때 출전하라는 불은 켜지고, 내려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러워 하는 장면이 클라이막스였다.
영어도 못하고 메달 따서 군대 안 가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대회에 참가한 이 어리숙한 시골 청년은, 시야가 흐릿한 위험한 상황에서 결국 질주하고 만다.
얼마나 고민스럽고 두려웠을까...
스키점프 하다가 경기 중에 목뼈 부러져 사망한 사고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손에 땀을 쥐고 긴장했었다.
힘이 없으니 조직위원회에 강력하게 항의도 못하는 비인기팀의 설움이 느껴져 정말 많이 울었다. 

스키 활강대가 어찌나 높은지 아래를 비춰 주는데 무서워서 혼났다.
저렇게 높은 곳에서 질주한다는 것 자체가 용기인 것 같다.
하늘을 날 때 정말 새가 되는 기분일 것 같다.
스키를 탈 때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중심을 잘 잡아 속도를 죽이면서 서서히 내려오는 나로서는 폴대도 없이 거의 일직선으로 하강하는 이 스키점프가 보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거렸다.
난 절대로 못할 것 같다.
차헌태가 김지석 대신 출전하게 된 어린 동생에게 몸을 뒤로 실으면 절대 안 넘어진다, 무서워 할 것 없다 얘기하는 장면에서 너무 슬퍼서 막 울었다.
이제 겨우 열 네 살, 정신 연령은 더욱 떨어지는 소년에게 제대로 연습 한 번 못 해본 순진한 꼬마에게 그 높은 곳에서 질주하라고 가르치는 마음이 어땠을까 싶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
깁스를 하고 동생 있는 곳으로 껑충껑충 뛰면서 달려오는 김지석.
귀머거리 할머니와 바보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군대에 갈 수 없는 김지석.
자신은 다리가 부러져 뛸래야 뛸 수가 없고 두려워 하는 어린 동생의 등을 밀 수 밖에 없는 형의 안타까운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정말 명장면이었다.
얼마나 긴장하고 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군대에 갈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참 많은데 정작 잘 사는 사람은 빠지고 힘없고 빽없는 사람만 가는, 그리고 안 가는 것이 오히려 자랑이 되버린 대한민국 현실이 정말 서글프고 속상하다.
빨리 통일되서 아무도 안 갔으면 좋겠다.
군대를 안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이 엄청난 대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들과, 희희낙낙 하며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에 나온 미국 선수들이 너무 극명하게 비교가 돼 정말 속상했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슬픈 사연이 너무 많다. 

오랜만에 너무 재밌게 본 영화였고 스키점프라는 비인기 스포츠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됐다.
금메달 따는 효자 종목 외에도 이렇게 재밌고 흥미진진한 스포츠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
동계 올림픽 열리면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