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펭귄이? 허풍도 심하시네 - 르 피가로 기자가 쓴 지구온난화 뒤집기
장 폴 크루아제 지음, 문신원 옮김 / 앨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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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조잡스럽다.
디자인은 괜찮은데 말이다.
비교적 쉽게 쓰여진 지구 온난화 반대론이다.
얼마 전에 읽은 <지구 온난화에 속지 마라> 가 학자가 쓴 다소 전문적인 책이라면 (근거를 많이 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프랑스의 환경 에세이스트가 가볍게 쓴 대중적인 책이다.
그래서 근거로 제시한 점들이 다소 빈약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해하기는 쉽다.
오히려 일반인이기 때문에 더욱 통렬하게 지구 온난화를 둘러싼 각 단체들의 이익 싸움을 비판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제일 시원했던 말이 맨 뒤에 실려 있다.
미국이 교토 의정서에 서명하지 않고, 유럽 국가들 역시 말로만 온실 효과 감축을 논의할 뿐이지 실제적인 행동에 돌입하지 않은 걸 보면 아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라는 거다.
촌철살인이다. 

사실 이 책은 오래 전에 직접 구입해서 읽었던 책이다.
알라딘에 들어와 보니 벌써 품절이다.
2005년도 출간된 책이니까 겨우 4년이 지났을 뿐인데 말이다.
아주 유명하지 않은 책이면 서점에서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 같다.
이 책이야 없어져도 딱히 아쉬울 게 없는 수준이긴 하지만 정말 공들여 만든 인문학 서적들이 쉽게 사라져 버리는 현실을 보면 도서관이 더욱 열심히 신간들을 구입해야 할 것 같고 헌책방 문화도 보다 활성화돼야 할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세월의 압박을 이겨내고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가지고 읽히는 고전들은 얼마나 위대한가!
이런 품절, 절판 도서들을 볼 때마다 더욱 고전을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나는 이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마지막에 대안 에너지로 바이오 연료를 언급한 부분은 이미 그 폐해가 심해 축소하는 실정이므로 시의차가 있어 보이지만 환경론자들이 그렇게 무서워 하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알려진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가장 대중적인 에너지의 대안을 원자력으로 꼽은 점은 정말 현실적이고 탁월하다.
핵 폐기물 처리라는 중요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적어도 막연하게 온실효과 생기니까 화석 연료 사용 자제해라,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개발도상국들에게 강요하는 일부 환경 단체들 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다.
저자의 모국인 프랑스는 전체 에너지의 80%를 원자력이 담당한다고 한다.
차라리 핵 폐기물을 어떻게 해야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를 토론하는 게 훨씬 더 생산적으로 보인다.
친환경 에너지라고 각광받는 풍력이나 태양열 에너지의 비효율성과 어마어마한 가격은 이제 환상을 버려야 할 것 같다.
화석 연료는 온실효과 일으키는 탄소 배출하니까 안 되고, 원자력은 방사능 노출 위험 있으니까 안 되고 자연 에너지는 효율성이 낮으니 지금의 편리한 생활을 포기하라고 하면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동의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미 먹고 살 만해진 선진국은 조금 불편을 감수하면 된다 치자.
정말로 생존 문제가 해결이 안 된 개발도상국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개발도상국들의 공업화 정책을 환경오염 시킨다고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처럼 보인다. 

기후는 지구의 역사가 시작된 날로부터 끊임없이 변해 왔고 아직까지도 인류는 그 원동력과 변화 양상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먼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차라리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기근을 뿌리뽑을 것인가와 같은 보다 생산적인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
빙하기와 간빙기가 계속 반복해 왔다는 사실은 지구의 오랜 역사다.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고 있음이 과연 인류를 멸망시킬 최악의 시나리오인가, 또 그 원인이 전적으로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 때문인지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오히려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주장으로 반사 이익을 보는 집단은 없는지 먼저 살필 일이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설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해서 그렇다면 당신은 환경오염이 계속 되도 상관없다는 소리냐, 이런 식으로 확대하여 공격하는 명분론자들도 경계해야 한다.
자기가 아는 것이 진리의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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