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벽화로 본 고구려 이야기
전호태 지음 / 풀빛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어떤 분 서재를 둘러 보다가 건진 책.
뜻밖의 좋은 책을 발견할 때마다 알라딘 서재질의 묘미를 느끼게 된다.
나에게 알라딘 서재는 신문 리뷰와 책 뒷편의 참고 도서에 이어 세 번째로 책을 추천받는 통로다. 

고구려 벽화는 말로만 들었지 사실 제대로 감상한 적은 거의 없다.
아마 중국와 북한 땅에 실물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접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벽화를 생생한 사진으로 보여준다.
기왕이면 직접 답사하면 훨씬 좋을텐데 사진으로만 이 훌륭한 그림들을 만족해야 하다니 아쉬운 일이다.
특히 1930년대에 찍은 사진과 90년대에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지워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수 백 년의 세월도 견뎌 왔는데 공개된 후 수십 년도 채 지나지 않아 벌써 훼손되고 있으니 아직 제대로 연구도 못한 실정에서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솔직히 설명이 없다면 그림만 봐서는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무용총 그림처럼 춤추거나 사냥하는 확실한 장면들도 있지만 천상의 세계를 그린 신화적인 내용들은 학자들이 하나하나 짚어 주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 그냥 내 눈으로 봐서는 구별이 안 된다.
처음 그려졌을 때는 정말 하나의 화보를 보는 것처럼 생생했을텐데 세월의 무게를 힘겹게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쉽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쉽게 알아 볼 수 있게끔 3D 영상으로 재현하면 어떨가 생각해 본다.
지난 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페르시아전 때 폐허가 된 궁전에 컴퓨터 작업을 해서 살아 움직이는 화려한 궁전으로 재현시켜 놓은 영상을 봤었다.
어찌나 생생한지 대제국 페르시아의 위용을 한 눈에 실감할 수 있었다.
민속박물관에 갔더니 고구려 벅화들을 이런 컴퓨터 작업을 통해 하나하나 살아 움직이는 영상으로 바꿔 놓았는데 이것 역시 무척 실감났다.
이런 작업들이 많이 이루어져 보다 생생하게 고구려 벽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제일 신기한 것은 고구려의 신화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만 대단한 줄 알았지 우리 고대 신화가 이렇게 풍성한 줄은 미처 몰랐다.
안타깝게도 그림만 남아 있을 뿐 문헌으로 직접 전하는 내용이 없어 겨우 윤곽만 잡고 있다.
한자를 쓰고 역사서까지 편찬했다는데 멸망과 함께 그 문헌들도 죄다 사라져 버려 고구려의 찬란한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게 정말 아쉽다.
그러나 고분 벽화라는 드문 양식을 통해 그 형태라도 전해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신라나 백제와는 달리 무덤에 그림 그일 생각을 어떻게 한 건지 정말 궁금하다.
한대에 화상석이 유행이었다고 하는데 그 영향을 받은 걸까?
토끼가 달에서 방아 찧는 모습은 고구려 시대부터 있었던 전설인 모양이다.
사람의 얼굴을 한 새, 소의 얼굴을 한 신 등 신비롭고 환상적인 내용들이 이야기는 없고 형태만 남아 고구려인들이 꿈꾸던 세계관을 들려준다. 

사진의 질이 아주 좋은 편이고 설명도 간략하면서도 핵심만 짚어 준다.
그래서 양도 많이 않다.
앞장에 실린 지도 그림도 고구려의 지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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