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 미술, 패션, 인테리어 취향에 대한 내밀한 탐구
박상미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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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다른 책, <뉴요커>를 재밌게 본 나로서는 소재부터 신선하기 그지없는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 컸다.
그러나 솔직히 너무 실망스럽다.
너무 뻔한 내용이랄까?
취향이라는 고급스러운 소재에 대해 어쩌면 이렇게도 시시하고 뻔한 소리만 읊어대는지...
어쩌면 전작인 <뉴요커>에서 내가 흥미롭게 읽은 것은 그녀의 글솜씨라기 보다는, 어린 마음에 뉴욕에 대한 동경이 컸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미국 사람과 결혼해서 마라톤을 취미로 삼고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지게 보였다.
지금은 오히려 뉴요커 운운하는 게 훨씬 촌스럽게 들릴 만큼 흔해 빠진 클리쎄로 느껴진다.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고 또 우리나라 역시 첨단의 끝을 달리고 있으니 오히려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취향이나 감수성, 예술 작품을 보는 안목 같은 것은 어쩌면 자기 자신을 결정짓는 정체성에 있어서 돈 보다 더 결정적인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로 부르디외가 인문학 교양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좀 더 세련되게 겉멋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구별해 주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수준높은 감식안, 이런 철학적인 문제를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녹여 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히려 취향에 관해서라면 이런 노골적인 제목의 책보다는 차라리 하루키가 쓴 마라톤 에세이가 훨씬 더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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