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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규방문화
허동화 지음 / 현암사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기대가 컸건만 실망스럽다.
책의 표지나 사진 등은 참 예쁘고 잘 만들어진 것 같은데 안의 내용이 그저 그렇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글을 잘 쓴다는 건 일종의 타고난 재능이고 기술인 것 같다.
학식이 높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라고 해서 반드시 그 주제에 대해 잘 풀어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닌 듯 하다.
문장력, 소재를 풀어 나가는 솜씨 등은 정말 타고난 작가들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이런 자수나 보자기, 노리개 같은 건 고리타분 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실제로 전시된 우리 전통 작품들을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너무나 곱고 단아한 게, 대체 왜 이런 걸 모르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아름답고 예뻤다.
급격한 세계화나 식민지화를 겪지 않고 자연스럽게 현대화의 길을 걸었다면 전통 문화가 좀 더 현대적으로 수용되서 지금도 그 멋과 맛을 누릴 수 있었지 않았을까 참 아쉽다.
저자의 한탄대로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자수 문화가 이제는 서구의 퀼트나 십자수 같은 것에 밀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고리타분한 죽은 문화가 돼 버렸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
내가 그동안 노리개나 가락지, 버선 같은 것을 지루하게 생각했던 것도 주변에서 접할 기회가 없고 할머니들이나 관심 있는 걸로 여겼기 때문이다.
즉 실제로 그 문화를 접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막연하게 전통은 지루학 촌스러운 것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국력과 위상도 나날이 드높혀지는 만큼 이런 전통문화들이 많이 알려져 박물관이나 머릿속에서만 민족의 자랑스러운 전통 운운하면서 관념적으로 남아있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향유하고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 분이 운영하는 자수박물관에 대한 기사를 신문에서 보고 한 번 가 봐야겠다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평일에만 문을 연다.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이라 그런가 보다.
기회가 되면 꼭 가서 직접 구경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