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앙아시아 - 초원과 오아시스 문화, 국립중앙박물관 명품선집 17
민병훈 지음 / 국립중앙박물관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대체 중앙 아시아란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
막연하게 실크로드 주변의 오아시아 국가라고만 알고 있었을 뿐 구체적으로 어디를 지칭하는지 늘 모호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한 번 제대로 읽어 봐야겠다 벼르고 있었던 차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반갑게 집어들었다.
솔직히 중앙박물관의 중앙아시아실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고 그림도 전체가 아닌 단편 뿐이라 무슨 그림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도록을 구입한 것이기도 했다.
책을 읽어 보니 왜 조각 그림이 많은지 알겠다.
제대로 된 국가 체계가 없었던 20세기 초, 서역 비단길의 역사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탐험대들이 세계 각지에서 들이닥치고 벽화를 도굴해 갔던 것이다.
마치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떼가듯 벽화의 일부를 잘라 가버렸다.
일본인 탐험대가 가지고 온 벽화나 유물이 데라우치 총독에게 넘어가고 해방 후 한국에 전시되게 된다.
결국 우리도 도굴된 남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니 문화재 반환 문제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차라리 늦게 알려졌더라면 벽화가 온전히 남아 있었을텐데 세계 각지로 흩어진 그림들의 조각을 보고 전체를 상상해야 하는 현실이 참 슬프다.
결국 후손들의 경제력이 문제인가?
중국의 위구르 탄압으로 유명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주요 서역 도시로 등장한다.
동투르키스탄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고, 서투르키스탄이 구소련에서 독립한 다섯 나라, 즉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등이다.
특히 천산 산맥과 곤륜 산맥으로 둘러싸인 타림 분지가 대표적인 서역이라고 할 수 있다.
건조한 기후 때문에 농업이 불가능하고 그래서 유목민들은 중국 등의 농경인과 교역을 해야 했다.
교역을 막을 경우 필연적으로 침략 행위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또 이들은 건조한 사막을 횡단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물건들을 실어 날랐다.
중앙 아시아 국가들은 당시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들이 모인 연합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책에서 유목민이라고 하면 농경민을 침략하는 호전적이고 문화수준이 떨어진 집단으로 인식했는데 기록을 남긴 중화주의자의 입장임을 새삼 깨달았다.
오히려 중국 문명이야 말로 유목민과의 교류, 경쟁을 통해서 더욱 풍성해지고 오늘날의 거대한 다민족국가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유목민 역사도 편견을 버리고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떼어온 조각 그림들이 유물의 대부분이라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중앙 아시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한 계기가 됐다.
기회가 되면 돈황이나 우르무치 등의 석굴 사원들을 꼭 방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