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찬란한 기억 - 중국의 100개 박물관을 가다
광하해운문화공사 엮음, 박지민 옮김 / 북폴리오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중국 여행 준비하다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중국에는 대략 1800여 개의 박물관이 있는데 그 중 100개를 엄선하여 다큐멘터리로 제작 후 책으로 엮어냈다.
대가 출판사에서 나온 중국 문화 시리즈 중의 박물관 편에 비하면 일단 워낙 많은 박물관을 아우르다 보니 대략적인 개요만 설명할 뿐 소장품에 대해서는 거의 정보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사진도 유물에 대한 설명 없이 이미지 컷 느낌으로 장식화처럼 나열했다.
그러나 중국의 개략적인 역사를 조망해 주고 각 지방에 얽힌 전설과 사건들을 소개해 주는 장점이 있다.
역자 후기처럼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유구한 역사를 상상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고 할까?
사진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설명도 전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본문에 나오는 유물은 사진으로 전부 보여줬으면 좋겠다.
대가 출판사의 박물관편에서도 관련 유물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포기했다. 

중국의 여러 성들이 항상 헷갈렸는데 이제 좀 감이 잡힌다.
지도를 펴놓고 보니 공간감각이 생기는 느낌이다.
특히 춘추전국시대는 그저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각 지방 박물관들의 역사와 함께 읽으니 어떤 나라가 어디에 있었는지 느낌이 온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삼국이 형성되기 전 마한이나 진한, 변한 같은 소국들이 경쟁하다가 합해진 것일텐데 한반도에서는 당시 역사가 전혀 문자로 기록되지 않았으니 중원의 문화적 발달과는 확실히 큰 격차를 보인다.
흥미로웠던 점은 제나라의 직하학궁이라는 기관이었다.
이 곳에서 수많은 사상가들이 토론하고 공부했다는데 서술의 느낌으로는 그리스 시대 아고라와 비슷해 보였다.
민주정치의 산실, 자유로운 토론, 여론이 형성되는 곳, 과연 춘추전국시대도 그리스 시대처럼 사상이 발달하고 문화의 뿌리가 형성된 시기였을까?
그리스 문화는 민주주의와 연결되는데 중국은 수천년간 황제의 전제정권과 연결되어 느낌이 사뭇 다른데 역사학계의 실제적인 비교평가는 어떨지 궁금하다.
동양문명이 세계화의 주역이 된다면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들도 고대 그리스의 토론문화처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삼국지에서 유비가 나라를 세우는 곳으로 나오는 사천성은 중원의 상나라와는 다른 기원을 가진 고대 촉나라가 뛰어난 청동문화를 발달시켰다고 한다.
당 현종이 안록산의 난을 피해 도망간 곳도 바로 이 사천성이다.
상나라의 청동기와는 모양이 전혀 다른 수많은 청동 가면들이 출토되어 중국 문화의 기원이 여러 곳임을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긴 역사의 나라는 한 곳에서 여러 곳으로 널리 퍼졌다기 보다는, 여러 곳에서 생겨난 다양한 문화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하나의 공동체로 아우러졌다는 생각이 든다.
오나라, 월나라 등의 양자강 이남 문화도 황하강 유역의 중원 문화와는 다른 기원을 갖는다.
지금 자치구를 형성하는 신강 위구르나 티벳족, 영하회족 등은 독자적인 나라를 유지하다가 대부분 원나라 때 복속하게 된다.
청나라 때 가장 넓은 국경을 확정지은 것을 보면 이민족이야 말로 중국 역사의 폭을 깊고 넓게 만든 주역임이 분명하다. 

다 읽지는 못하고 1/3 정도만 섭렵했는데 기회가 되면 완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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