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모든 것
페터 카이저.코리나 오넨-이제만 지음, 박규호 옮김 / 들녘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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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관심은 많은데 막상 읽어 보면 뻔한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역시 시작은 좋았으나 결론은 다 아는 얘기라는 거다.
표지만 마음에 든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명한 화가 작품이다.
한 가지 희망은 성격이나 개인의 역량 등도 노력하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하고 개선하면 좋아질 수 있다.
책에 나온 점을 생활에 적용시켜 나도 불만인 점, 고쳤으면 하는 점 등을 기록해 봤다.
좀 귀찮긴 하지만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써 보는 건 확실히 차이가 있다. 

파트너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결혼과 출산을 통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새삼 느꼈다.
정말 내가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인지 이제 이런 글을 읽어도 거부감이 없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이혼은 엄청나 타격이 될 것이다.
결혼을 하게 되면 파트너와의 공동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결혼을 안 하면 몰라도 혹은 아이를 안 낳으면 몰라도 절대로 이혼은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재밌는 통계는, 자유로운 성관계를 즐기는 이른바 스와핑 부부라 할지라도 배우자에 대한 감정적 배타성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남자들 역시 바람둥이는 진짜로 외도 상대자에게 정서적 구속력을 갖는다기 보다는, 섹스를 일종의 유희로 생각하고 정서적 귀속력은 아내에게 둔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람을 자주 피울 수도 없고 아마 이혼하자고 덤빌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나온 토마스도 바로 이런 유형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쩌면 여자들은 남편이 가정에 충실하고 나에게 여전히 감정적 구속감을 가지고 있다면 설사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한다고 할지라도 나한테 들키지만 않는다면 그럭저럭 가정을 꾸려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남자들은 성적인 부분에 대해 질투심이 굉장히 강하다고 하던데 역시 들키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여자가 가벼운 유희 정도로 외도를 즐긴다면 역시 좀 참아줄만 하지 않을까?
그러나 문제는 들키지 않기가 어렵다는 것.
하여튼 파트너십 유지에 있어서 공통의 목표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결국 자녀를 갖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에는 자녀를 노동력 혹은 노후 대책 정도로 생각하고 많이 낳았는데 요즘에는 키울 때 느끼는 정서적 만족감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한 둘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노인들도 자녀에게 종속되기 보다는 독립적인 삶을 원한다는 얘기가 신선했다.
나는 노인들이 당연히 자식들과 함께 살기를 바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들도 가까운 유대 관계를 맺는 걸 원하지, 이미 영향력을 상실해 버렸는데 자식 내외에게 얹혀 살기가 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슬프게도 이 책이 쓰여진 독일에서도 여전히 맞벌이 여성들의 이중고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훨씬 낫겠지만 독일 여성들 역시 가정과 직장의 조화로운 양립을 놓고 힘들어 한다.
심지어 만 3세 이하의 아이를 가진 여자는 직장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아이를 반드시 엄마가 키워야 할까?
전업주부가 키운 아이가 정말로 워킹맘보다 훨씬 행복할까?
사회의 편견을 깨부술 획기적인 연구들이 좀 나와 줬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는 하나의 개인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인생이고 아무리 가치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심지어 자식이라도) 비자발적으로 내가 구속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스스로 원해서 전업주부를 남녀에 관계없이 택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이혼이 자유로운 독일 사회에서 계부, 계모 문제는 꽤 심각한 것 같다.
현실적이게도 이 책에서는 계부모가 됐을 때 부모로서의 감정적 구속력을 가지려 하지 말로 친구 정도로 지내라고 충고한다.
아이들은 오히려 친부모 노릇을 하려고 하면 진짜 부모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더 괴로워 하고 갈등한다고 한다.
<엄마가 뿔났다>에서 신은경이 전처 아이에게 아줌마라고 부르게 하고 난 그저 너와 친구가 되고 싶을 뿐이라고 한계를 짓는 게 보기 좋았다.
그래야 아이도 친엄마에 대해 좀 더 편하게 애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죄책감 없이 말이다.
당연히 이혼을 해도 친부모와의 만남이나 애정 관계의 유지는 중요하다.
그러므로 헤어져도 친구처럼 지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이를 위해서 말이다. 

직장에서의 왕따를 모빙이라고 한단다.
모빙을 당하면 절대 참아서는 안 된다.
당해주면 계속 괴롭힌다.
변호사에게 상의하라니, 정말 서구식 해결책 답다.
부당하게 괴롭힘을 당하면 법의 힘을 빌려서라도 당당하게 권리를 찾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이겨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나이가 드니 새삼 와 닿는다.
자기절제와 동기부여야 말로 인생을 풍요롭게 꾸려 나가는 힘이 될 것이다. 

다 아는 얘기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책 읽으면서 자극을 받았고 당분간은 심리학 책 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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