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매 Mr. Know 세계문학 44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책 표지가 너무 예뻐서 관심을 갖게 된 책이다.
영화 제목이라는 점도 한 몫 했다.
열린책들의 미스터 노 시리즈는 어떤 책이 됐든 읽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디자인이나 판형이 참 예쁘다.

춘천에서 광주 가는 버스 안에서 다섯 시간 동안 읽은 책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집중하기 힘들었다.
원래 추리 소설을 별로 안 좋아하다 보니 쉽게 빠져 들 수 없었고, 버스 안이라는 물리적 환경도 한 몫 거든 것 같다.
대충 줄거리만 맞춰 가면서 읽다가 집에 와서 다시 부분부분 재독을 했더니 비로소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이 됐다.
상당히 흥미진진하고 문체도 이른바 하드보일드 스타일에 맞게 딱딱 끊어지는, 군더더기 없는 단문들을 선사한다.
헤밍웨이도 이런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내가 읽어 본 헤밍웨이 소설과는 꽤 다른 스타일이다.
책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등장인물의 행동을 중심으로 짧은 문장으로 사건 전개를 위주로 진행시킨다.
이런 걸 보면 셜록 홈즈 시리즈는 정말 어린이용 추리 소설 같다.

몰타의 매라는 전설이 실제로 있긴 한건지 궁금하다.
아니면 작가가 다빈치 코드처럼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제목이 일단 흥미롭다.
사실 몰타의 매를 찾는 과정 자체는 크게 긴박감이 넘치는 건 아니다.
그냥 세 사람이 암살을 당했을 뿐, 살인사건 자체가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선사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작품을 이끌어 가는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훨씬 더 사건을 긴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영화로 한 번 보고 싶다.
여주인공 브리지드 역을 대체 누가 맡았을지 궁금하다.
무려 세 번이나 영화화 됐다고 하는 걸 보면 꽤나 흥미진진한 소재인 것 같다.
결국은 이 여주인공이 모든 사건의 핵심인 셈인데, 마지막에 샘 스페이드가 브리지드를 경찰에 넘기면서 그녀에게 던지는 말이 이 소설의 압권이다.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 것, 냉정하게 사랑과 죄값을 구분하는 것, 스페이드라는 탐정의 캐릭터와 정말 잘 어울리고 앞쪽에 삽입된 플랫그리드라는 인물의 이야기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해설에서도 그 부분이 구성상 매우 훌륭하다는 걸 지적한다.

사실 탐정이라는 직업 자체가 우리 문화권에서는 생소하다 보니 100% 완벅하게 몰입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저자의 글솜씨 하나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표지를 보니 작가가 꽤나 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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