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
이옥순.이희수 외 지음 / 삼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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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신간이 나왔을 때 읽고 두 번째 다시 읽은 책이다.
그 때는 꽤 자세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생각보다 많이 평이하고 진도도 의외로 빨리 나갔다.
아마 그 때는 동남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의 지명에 익숙치가 않아서 읽을 때 고생을 좀 했던 것 같다.
처음 읽을 때만 해도 저자들이 지나치게 오리엔탈리즘에 경도되어 이념적인 성향을 갖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일부 서술은 불편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알렉산더는 일부 지역을 점령했을 뿐이니 대왕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다고 왕이라 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극적인 서술이 눈에 거슬렸다.
그렇게 따지면 광개토대왕도 광개토왕이라 해야지 않겠는가?
한 술 더 떠서 로마 제국도 점령과 약탈만 일삼았으니 세계사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면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읽은 헤로도토스의 <페르시아 전쟁사>의 역할이 컸다.
흔히 야만족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던 스키타이인이라든가 소아시아의 여러 민족에 대해서 매우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고 이집트 문명에 대해서도 감탄을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역사학자들 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역사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한국은 미국에 여러 면에서 영향을 받는 나라이므로 서구 중심주의적 시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역사 서술에서 있어서 서구 중심주의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쩌면 식민사관 보다 이런 서구 편향주의가 더 문제인지도 모른다.
한국 사람들 특유의 민족주의, 이를테면 아프리카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들을 무시하고 쓸데없는 자긍심을 갖는 그런 배타성이 더욱더 힘있는 서방 세계 외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는 미국적 관점을 체득하는 것 보다는, 세계사에 대한 인식의 틀을 넓혀 다양한 관점과 사고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 좀 더 세련되고 국제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세계사가 지금은 선택 과목이 되어 시험을 안 치르기도 하는 것 같은데, 어쩌면 수학이나 물리 같은 어려운 학문들 보다 나중에 실생활에서 더 많이 써먹을지도 모르는 과목이다.
각 나라의 역사를 줄줄 외울 필요는 없겠으나, 기본적인 상식 선에서 각 민족의 성장과정 등을 알고 있다면 외신 뉴스 보는데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열린 관점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교과서 집필진의 전문성은 교육부에서 정말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것이다.
관점은 둘째치고라도 단순 오류가 이렇게 많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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