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윈이 중요한가 - 진화하는 창조론자들에 맞서는 다윈주의자들의 반격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이클 셔머의 책은 읽기 쉬우면서도 주장이나 논거가 명확해 나처럼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회의주의적 시선을 견지한 사람들에게 잘 어울린다.
리처드 도킨스는 글을 잘 쓰지만 가끔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있는데, 마이클 셔머는 보다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 다윈이 중요한가?
나는 이미 확신범이기 때문에 진화론에 대해 더 논의하고 말 게 없지만 여전히 창조론을 주장하면서 전도를 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다시 한 번 읽게 됐다.
중요한 것은, 진화론의 실수가 창조론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고, 창조론을 주장하려면 진화론을 공격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 특히 전문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이론과 논거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중간 고리가 없네, 다운타운인 같은 사기극이 있었네, 이런 식의 비난이 창조론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또 셔머가 주장한 바대로 창조론은 극히 일부의 종교적 관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친다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위반하는 일이 된다.
창조론은 복음주의, 더 정확히 성경 무오류설을 주장하는 일부 극단적인 기독교인들의 주장일 뿐이다.
물론 그것은 과학 이론이 아니고 하나의 신앙, 교조일 뿐이다.
만약 창조론을 공립학교에서 가르친다면, 이슬람이나 불교도 학생들은 기독교의 교리를 학교에서 듣는 꼴이 된다.
나는 오히려 복음주의 교파의 창조론자들이 과학자들에게 창조론을 들이밀게 아니라 다른 교파나 종교인들에게 창조론을 알리려고 애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자들은 종교 이론에 별 관심이 없는 집단이다.

신앙은 혹은 종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과학 따위로 정의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범신론적으로 갈 수도 있겠으나, 자연의 비밀을 풀어 가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과학을 가지고 어떻게 신의 깊이와 위대함을 측정하겠는가?
오히려 근본주의자들이 기독교 신의 위상을 깍아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이 성경은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경전이고 성경무오류설을 주장할수록 기독교의 위신은 추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차라리 보다 영적이고 심오한 진리를 과학이 아닌 우리의 정신 세계에서 찾는 게 신의 위대함을 지키는 길이 아닐까?
대한민국은 그나마 기독교 근본주의가 노골적으로 강요되지 않는 사회라 다행스럽지만 오늘날 부시를 위시한 미국 정치계의 아부성 발언들은 한 사회의 종교의 자유를 크게 위협한다는 생각이 든다.
왜 기독교만, 그 중에서도 하필 복음주의 교리만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단 말인가?
모든 종교가 기본적으로 배타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독교의 극단적인 배타성은 특별히 경계해야 마땅한 위험한 열정이고, 미국처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선진 국가에서 빨리 종교의 망령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이런 책이 좀 많이 팔려야 한다.
스켑틱 한국어판이 나오면 나도 구독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