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의 한계가 종종 보인다. 문제만 던져 놓고 해결하려는 노력은 안 보인다. 아마도 전문적으로 역사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의 한계인 것 같다. 이를테면 광개토대왕비에 대한 논쟁도 위작설 등이 있다는 식으로 문제만 던져 놓고 잘 해결되야 할텐데 안타깝다, 이런 식으로 끝나고 만다. 책 자체는 기획력 있고 일러스트레이션이 많이 실려 재밌지만 이런 무책임한 결론을 볼 때마다 무척 아쉬웠다. 드라마의 영향 때문인지 고구려나 발해, 고려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친숙하게 자세한 내용까지 알게 됐고 거기에 대한 연구도 대중의 관심을 받다 보니 활발해진 것 같다. 사극이 잘못된 역사 인식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지만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나름 의의가 있다. 오히려 사극을 정통 역사로 받아들이는 대중의 자세가 더 문제인지도 모른다. 하여튼 비교적 덜 알려진 고대사와 고려사를 나름 재밌게 풀어 써 즐거운 독서가 됐다. 확실히 일러스트레이션이나 디자인의 역할이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