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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유령 - 아웃케이스 없음
밀로스 포만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이 마음에 들어 보게 됐다.
사실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정확히 모르겠다.
굉장히 독특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초반에는 살짝 지루했지만 곧 집중해서 보게 됐다.
결말이 인상적이고 여운이 남았다.
나탈리 포트만이란 여배우는 이름만 들었지 실제 영화에서 본 건 처음인데 정말 연기를 잘 한다.
로렌조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잘 그려냈다.
마지막 사형 장면, 그리고 그의 시체가 달구지에 실려 골목길을 지나가는 장면은 영화의 끝마무리로 훌륭했다.
역동의 시대를 살아간 이들, 문득 스페인의 역사가 한 많은 한국인의 역사처럼 구구절절하게 느껴지고 <스페인사>를 빨리 읽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고야는 내가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인데, 그 번득이는 감각과 필력이 인상적이다.
스페인과 고야는 분리해서 생각하기 힘들 만큼 고야는 스페인 그 자체인 것 같다.
고야의 그림에 대해서는 큰 언급은 없었지만, 고야라는 위대한 화가와 혁명의 시대를 잘 버무려 놨다.
종교재판에 관해서는, 이미 기독교라는 것에 대해 신앙과는 별개로 회의가 들 만큼 들었기 때문에 더 분노하고 말 것도 없는 상태라 담담했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한 그 끔찍한 고문과 억압의 시대, 권력과 밀착된 교회 조직의 무자비함, 교조주의, 정말 종교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인가?
종교가 개인 차원에서 국한되지 않고 사회와 국가에 영향력을 끼칠 때 어떻게 변질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이슬람 국가의 종교적 억압과 통치도 함께 혐오한다.
자백과 심문, 고문을 통해 신의 자비를 구하다니, 너무나 끔찍하고 혐오스러워 더 언급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
정말 우리의 구세주 주님은, 어떤 세상을 원하시는 것일까?
나는 여전히 기독교인이지만, 종교의 이런 만행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해져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나라나 마냥 행복하고 순탄할 수 만은 없음을 느낀다.
그러고 보면 특별히 한국이라 해서 역동의 세월을 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것도 어찌 보면 패배주의일 수 있다.
스페인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기독교의 그 어두운 역사에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기회가 되면 스페인을 방문해 보고 싶다.
인상적인 영화였고 더불어 스페인 회화에 대한 관심도 많이 생겼다.
영화가 주는 두 시간의 즐거움을 만끽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