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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운다 [dts]
류승완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생각만큼 아주 재밌지는 않았다
최민식은 갈수록 빤한 연기만 보여 준다는 생각이 든다
정형화 되어 있고, 그 역할이 그거인 듯한 느낌이다
배우의 변신도 때로는 필요한 모양이다
최민식 보다 류승범이 훨씬 잘 한다
류승범은 생긴 건 별로인데, 정말 연기를 잘 한다
저렇게 평범하게 생긴 놈이 조연도 아닌 주연을 어쩜 저렇게 잘 해내는지 신기하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일단 얼굴이 안 받쳐주면 실력있는 조연으로 전락하기 일쑤인데, 즉 맡을 역이 없는데, 자기 몫을 챙기는 실력이 놀랍다
혹시 형이 챙겨 줘서 그런가?
하여간 형제가 다 인정받으니 좋겠다
결말은 너무 시시하고 뻔했다
특별한 결론을 안 내린 건 좋았는데, 두 사람의 처절한 사투로 감동을 끌어내려는 수법은 너무 빤하다
전혀 눈물도 안 나오고, 오히려 지루했다
눈물이란 것도 슬픈 장면 있다고 다 나오는 건 아닌가 보다
최민식, 분명히 연기는 잘 하는데 지루하다
반면 류승범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 것 같다
분명히 이 영화로 류승범이 뜰 것 같다
130분이라는 런닝타임도 좀 길지 않나 싶다
최민식을 보면서 K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K씨도 노숙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
가족의 지원이 없다면 그럴 가능성도 있다
인생을 신중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아시안 게임 은메달 리스트이면, 그래도 자기 세계에서는 성공한 셈인데 왜 그렇게 몰락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천호진에 대한 비중이 너무 작아서 좀 황당하다
감독이 좀 더 애정을 갖고 그릴 수 있는 캐릭터인데 아쉽다
나름대로 사연이 있을 것 같은데, 왜 거기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 없다는 말, 가슴에 남는다
다 자기 몫의 짐을 지고 사는 게 인생이다
나문희의 할머니 연기도 참 전형적이고 뻔했다
그다지 슬픔이 밀려 오질 않는다
오히려 류승범의 아버지로 나온 사람이 더 마음에 든다
조연으로 종종 나오는데 맛깔나게 연기 참 잘한다
건설 현장에서 철골 떨어져서 단번에 죽어 버리는 장면은 정말 섬뜩했다
면회 안한다는 아들에게 빵 넣어 주면서, 자기 군대 시절 생각해 단 것 좀 넣었다는 편지는 압권이었다
자기가 인생 험하게 살면 자식도 보고 배운 게 그런 거라 똑같은 길을 가는가 보다
최민식 후배로 나온 놈도 진짜 연기 실감나게 한다
니가 구라 빼면 뭐 있냐? 넌 말을 너무 잘 한다, 이 대사에 딱 어울리는 놈이다
그래도 마지막에 최민식 도와서 신인왕전 내보내는 거 멋있었다
류승범이 신인왕 도전하면서 뭔가에 매달리는 모습이 마치 플로우를 보는 기분이었다
플로우, 행동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상태, 목표에 매진하는 모습, 잡념이 사라지는 무아지경...
화려한 영화보다는 이렇게 험한 영화가 더 편하다
사실적이고 있을 법한 얘기기 때문인 것 같다
재벌들 얘기는 너무 황당무계하다
드라마에서는 재벌이 등장하고 영화에서는 서민들이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로 보면 영화가 훨씬 더 사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