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이 읽은 사람과 세상 - 전인권 평론집
전인권 지음 / 이학사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없게 읽었다
그가 쓴 다른 책들, 박정희 평전이나 남자의 탄생에 비하면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책 같다
인터뷰집의 한계라고 해야 할까?
약간의 편견이 가미된 말일지 모르지만,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려면 어느 정도는 인터뷰이를 공격적으로 몰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승호의 인터뷰집을 읽을 때 참 답답했던 게, 그가 인터뷰 하는 대상들이 모두 존경하는(?) 인물들이어서 그런지 마치 학생이 선생님 말 받아 적듯 감탄하면서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저자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깊이있는 질문을 하는 것 까진느 좋은데, 인터뷰이에게 완전히 경도되서 얌전한 학생처럼 오롯이 그 말을 100% 받아들이는 자세는, 뭐랄까, 독자로 하여금 답답증을 불러 일으킨다
소설이긴 하지만 "살인자의 건강법" 에서 아멜리 노통브처럼 인터뷰이를 완전히 코너로 몰고 갈 만큼 대담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

책의 저자 전인권은, 지승호보다 한 술 더 떠서 거의 찬양조로 일관한다
채시라는 나도 무척 좋아하는 배우지만 마치 위인 전기라도 쓰는 양 미화시킨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예전에 정혜신의 심은하 예찬론을 보면서도 과연 심은하가 저렇게까지 평가받을 만한 훌륭한 배우인가 하는 점에 의아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건 나름대로 심리 기제 분석이라도 있었는데 전인권의 배우 분석론은 완전히 찬양조다
언젠가 신동아에서 김혜수를 인터뷰 하는 기사가 있었다
그 때만 해도 연예인을 좀 우습게 알던 시절인데, 기자가 어떤 책 즐겨 보냐고 물었더니 김혜수가 신동아도 본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기자가 좀 얄궃게 지난 호에 무슨 내용이 인상적이었냐고 묻는 거다
김혜수 답변은 신통찮았던 것 같다
그런 식의 짖궃은 질문이 좋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하여튼 좀 비판적으로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게 인터뷰어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인터뷰집 보다는 아무래도 죽은 후의 평전이 훨씬 더 믿음직스럽다
전인권의 쓴 박정희 평전, 은 참 재밌게 읽은 데 비해, 이번 인터뷰집은 꽤나 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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