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도덕성은 자연계의 일부인가 스켑틱 SKEPTIC 25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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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흥미로운 주제를 제시하며 논쟁적인 문제들에 대해 깊이있는 고찰을 보여주는 훌륭한 과학 잡지.

도서관에서 정기간행물로 비치해 두어 무척 유용하게 읽고 있다.

길지 않고 잡지 연재물 형식으로 간략하면서도 근거가 충분한 내용이라 과학적인 세계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이번 호의 주제는 도덕성이 과연 중력이나 물리 화학적 힘처럼 자연계에 실체가 있는 존재인가 하는 점이다.

처음에는 인권이라는 개념이 인간이 사회를 유지하면서 발전시켜 온 추상적인 개념이라, 자연계에 존재하는 실제적인 힘은 아니라는 주장에 동의했다.

그렇지만 요즘 읽고 있는 인간의 기원에 관한 책들을 보면, 확실히 마이클 셔머의 주장처럼 도덕성 역시 인간의 본능, 즉 유전자에 새겨진 실제적인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도덕성, 다시 말해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기본 품성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문화적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시 하는 이기적인 존재이면서도 사회라는 큰 틀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대를 위해 이타성을 발휘하는 도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이타심이나 협동, 양보, 헌신 등이 없다면 이렇게 거대한 사회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을 보면 특별히 교육을 받지 않은 어린 아이들도 공정에 대한 기본 개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사실 공정함과 협력에 대한 이런 본성이 있기 때문에 도덕 교육도 가능한 것일지 모른다.

동물에게 인간의 도덕을 가르칠 수 없는 것과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침술이 의학적인 효과이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흥미롭게 읽었다.

아무 곳이나 찔러도 통증에 대한 신체의 방어 시스템인 엔돌핀이 분비되므로 순간적으로 고통을 잊게 되는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생각해 보면 결정적으로 병의 경과를 바꿀 수 있는 치료가 과연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그 다음에 나온 칼럼에서도 건강검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병의 진행 경과가 늦은 것을 발견할 따름이므로 조기 진단으로 실제 사망률을 낮춘다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잉진단에 따른 과잉치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의학의 진정한 강점은 유아사망률을 극단적으로 낮춘 예방접종을 들 수 있겠는데, 왜 사람들이 백신을 거부하는가에 대한 칼럼도 인상깊게 읽었다.

전에는 백신 거부론자들을 일종의 음모론자들로 생각했었는데 요즘 정부가 백신을 강요하는 것을 보고 나 역시 거부감이 들기 때문에 자율성에 대한 침해, 혹인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에 대한 반발심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정부나 의료진들은 실제적인 효과에 집중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개인의 자율권 침해라는 다른 측면을 얘기하는 것이다.

좀 더 효과적이고 실제적인 접근이 필요한 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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