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한 나라, 중국
한한 지음, 최재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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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제목이 인상적이라 고르게 됐다.

블로그에 쓴 글들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쉽게 몰입이 안 됐고 더군다나 현재 중국 사회 현상이 주 소재라 뭘 비판하는지도 이해가 안 돼서 읽을까 말까 고민돼서 진도가 잘 안 나갔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어떤 책이든 안 읽는 것보다는 읽는 게 훨씬 낫다.

뒤로 갈수록 비판적이면서도 해학적인 저자의 문체에 빠져 흥미롭게 몰두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고등학교 중퇴의 문예가라니.

현대시 비판에 대해 문단에 참여도 못한 사람이 감히 비판할 자격도 없다고 공격을 받기도 했다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필력은 확실히 좋다.

80년대 생이라면 나보다도 어린, 우리식으로 치면 2030 세대인 셈이다.

그런데도 발표된 글들은 무려 20여 년 전이니 거의 20대부터 쓴 모양이다.

국가가 통제하는 검열의 나라, 전체주의 국가 중국을 비판하는데 과연 그 후로 중국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시대를 비판하는 글들은 시의성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2~3년 전에 나온 책들만 해도 촛불혁명 운운하며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감격하는 글귀를 봤었는데 과연 요즘 출간하는 책에서도 비슷한 문구를 볼 수 있을까?

그래서 정치 비판은 책에서는 가급적 삼가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중국의 언론 통제는 진시황의 분서갱유부터 시작해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으니 더군다나 공산주의 일당독재 국가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정책 같기도 하다.

문제는 그들이 바라 마지 않는 선진국의 자유, 시민의식, 진보 등이 절대로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도 은연 중에 이른바 서구 선진 사회처럼 중국 인민들이 세련된 시민의식을 갖길 바라는 것 같다.

중국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을텐데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는 사회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서구 사회도 이른바 진보라는 미명하에 개인의 자유를 공정과 정의라는 이름하에 억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스켑틱이라는 잡지에서 스티븐 핀커 교수가 하버드 대학에서 벌어지는 강단 좌파들의 공격에 대한 반론이 떠오른다.

남이 우리를 비판하면 볼썽사납고 우월의식에 차서 우리 문화를 비하하는 것 같은데, 역시 비난은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해야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중국 사회에 대한 위트 있고 날카로운 비판 목소리를 흥미롭게 읽었고 2020년대는 어떤지 다음 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워낙 큰 나라에 엄청난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니 값싼 노동력이 경쟁력이면서도 동시에 중국 정부로서도 굉장한 부담이긴 할 것 같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소강사회 진입이 공산당의 1차 목표라는데, 모든 인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대동사회는 과연 가능할 것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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